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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길 바라는 ‘히나마츠리’ 잔치

[맛있는 일본이야기 435]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들과 딸이 태어나면 한국에서는 100일째 되는 날에 백일잔치를 하고, 1년이 되면 돌잔치를 한다. 요즈음엔 백일잔치를 잘 안하지만 과거에는 수수팥단지를 만들어 갓난아기의 무병장수를 비는 백일잔치도 빼먹지 않고 했었다. <동아일보> 196246일치에는 ‘KBS TV 백일잔치라는 기사가 있을 정도로 텔레비전 방송국 같은 곳에서도 백일잔치를 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백일잔치나 돌잔치에 해당하는 일본의 풍습은 무엇이 있을까? 백일잔치에 해당하는 것을 들라하면 오미야마이리(宮參)’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오미야마이리는 생후 한 달 정도 되는 갓난아기를 강보에 싸서 신사참배하는 풍습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1살 때 하는 돌잔치는 없다. 그 대신 시치고상(七五三)이라고해서 남자아이는 3살과 5살 때, 여자아이는 3살과 7살이 되는 해에 일본 전통 옷을 곱게 입혀 신사참배를 하는 풍습이 있다.

 

이러한 풍습 말고도 33일에는 특별히 여자아이를 위한 히나마츠리(ひな)” 행사가 있다. 히나마츠리는 여자아이가 있는 집안에서 장차 딸에게 닥칠 나쁜 액운을 막기 위해 시작한 인형장식풍습으로 이때 쓰는 인형을 히나인형(ひな人形)”이라 한다. 히나마츠리를 모모노셋쿠(節句)” 복숭아꽃잔치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복숭아꽃이 필 무렵의 행사를 뜻하는 것으로 예전에 음력으로 33일 날을 잔치로 잡을 때 유래한 말이다.


 

히나인형은 33일 이전에 장식해 두었다가 33일을 넘기지 않고 치우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히나인형 판매의 절정은 2월 한 달이다. 이때 일본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일본 전국에 걸쳐 크고 작은 히나인형을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호텔이나 관공서 등의 로비에도 히나인형을 장식해놓은 곳이 많다.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하듯이 말이다.

 

인형은 가지고 노는 인형이 아니라 집안에 장식해 놓는 인형이라 도쿄처럼 집이 좁은 곳에서는 보통 2단짜리 히나인형을 장식한다. 하지만 집이 크면 3단 또는 5단짜리 인형을 장식하는 집도 있다. 장소를 많이 차지하기에 좁은 집에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히나인형 장식의 구조를 보면 제일 위 칸은 화려한 궁중의상의 일왕 부부가 앉아 있다. 그 아래 단은 궁녀 인형을 올리고 그 아래 단은 악사들이 자리하는데 단이 많을수록 비싸고 화려하다. 이것도 부익부 빈익빈인지라 향보연간(享保年間, 1716~1735)에는 소비조장이라 해서 막부정권에 의해 한때 규제된 적도 있을 만큼 초호화판 인형부터 소박한 인형까지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33일을 넘기지 않고 인형을 치우는 것이다. 헤이안시대(794-1192) 에는 히나나가시라 해서 종이인형을 만들어 강물에 떠내려 보내기도 했는데 이것은 딸에게 닥칠지 모르는 나쁜 액운을 인형이 전부 가지고 가라는 뜻이며,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강물에 인형을 떠내 보내는 행사를 거르지 않고 하는 곳이 있다. 이번 주 33()이 바로 히나마츠리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