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죽으면 임시로 실록청을 설치한 뒤 영의정 이하, 조정의 주요 관리들이 모여 실록을 펴내는데 사관들이 역대 왕들에 대하여 작성한 사초(史草, 사관이 매일 기록한 원고)와 시정기(時政記, 승정원일기, 비변사등록, 내의원일기, 관상감일기) 등이 그 기초자료가 됩니다. 그리고 사초는 처음 쓴 초초(初草)와 이를 다시 교정하고 정리한 중초(中草) 그리고 실록에 마지막으로 수록하는 정초(正草)의 3단계로 수정 작업을 거쳐 완성되었으며 이때 초초와 중초는 물에 씻어 그 내용을 모두 없애 버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펴낸 실록은 절대군주 임금도 볼 수 없도록 엄격히 관리가 되었지요.
하지만 펴낸 뒤 고쳐진 실록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선조수정실록》, 《현종개수실록》, 《경종수정실록》, 《숙종실록보궐정오》 입니다. 여기서 “수정실록(修正實錄)”은 본래의 실록에서 일부 내용을 고치는 것이고, “개수실록(改修實錄)”은 처음부터 완전히 뜯어고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궐정오((補闕正誤))”는 원래 실록에서 빠진 것을 채워 넣고 틀린 것을 고친 뒤 부록처럼 붙이는 것이지요. 문제는 그렇게 고쳐지는 대부분은 당파싸움의 결과로 이루어진 집권세력의 뜻에 따르는 것이기에 왜곡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오른 자랑스러운 《조선왕조실록》도 이렇게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