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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싱긋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싱긋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싱긋

[뜻] 눈과 입을 슬며시 움직이며 소리 없이 가볍게 웃는 모양=싱긋이

[보기월] 겉으로는 싱긋 웃었지만 속으로는 조금 슬펐습니다.

 

늘 그렇지만 한날(월요일) 아침은 좀 일찍 여는데도 집을 나설 때는 조금 늦어 있습니다. 어제도 그랬습니다. 잠은 일찍 깼는데 밥을 챙겨 먹은 뒤 씻고 나오니 여느 날보다 늦었더군요. 씻는 데가 더 많은 것도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배곳까지 걸어 가는 날이 많다 보니 배곳을 마친 아이들도 자주 봅니다. 바로 옆 가온배곳(중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지요. 만나면 다들 반갑게 인사를 하곤 하는데 어제 아침에 만난 아이는 모른 척하고 지나갔습니다. 제가 먼저 "00아 오랜만이다."라고 하자 마지 못한 듯이 고개를 숙이고 갔습니다.

 

겉으로는 싱긋 웃었지만 속으로는 조금 슬펐습니다. 헤어진 지 석 달 남짓 되었는데 아는 척 하는 것이 그렇게 짐스러워졌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자주 못 보니 그렇겠지 싶었지만 그 슬픈 느낌은 얼른 가시지 않았습니다.

 

앞낮에는 자잘먼지(미세먼지)가 '나쁨'이라고 해서 문을 못 열어 좀 더웠습니다. 그런데 비가 온다는 기별이 없었는데 뒤낮(오후)가 되니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자잘먼지를 잠을 재워 숨씨(공기)도 깨끗해지고 해가 나지 않으니 시원해졌습니다. 아침에 느낀 제 기분을 날씨가 닮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말의 작은 말은 '생긋'이고 센말은 '싱끗', '씽긋', '씽끗'이 있으며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내 말을 들은 선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싱긋 웃기만 하였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그는 선물을 사면서, 좋아할 딸의 얼굴을 생각하곤 싱긋 웃었다.(표준국어대사전)

-서랍 바로 앞에 놓인 금시계를 꺼내더니 들여다보며 반가운 사람이나 만난 듯이 싱긋 웃는다.(염상섭, 취우)

 

4351해 들여름달 스무아흐레 두날(2018년 5월 29일 화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