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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독부 건물 잔해를 본 일본인의 한마디

[맛있는 일본이야기 449]

[신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여기 어딘가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하여 전시했다고 하던데요. 거기에 가보고 싶습니다.” 지난 6월 19일, 일본 고려박물관 회원들과 천안 독립기념관에 들렸을 때 아오야기 준이치(青柳純一) 씨는 내게 그렇게 말했다. “네? 조선총독부 건물이 여기 있다구요?” 나는 아오야기 씨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속으로 ‘천안 독립기념관에 조선총독부 모형 건물이라도 만들어 놓았나?’하는 생각을 순간 했다.

 

 

그런데 독립기념관을 둘러보고 뒤뜰로 나오니 어마어마한 광장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한 잔해를 전시해 놓은 공간이 있었다. 이름하여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 이었다. 그러고 보니 1995년 8월 15일 경복궁 앞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던 조선통독부 건물의 해체를 텔레비전에서 본 기억이 났지만 그 뒤 이 건축물의 행적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못했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용케도 이 건물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뿔사! 식민지 통치시절의 ‘총독부’란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조선총독부’를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건물의 잔해가 이곳에 와 있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놀라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해체된 건물 부재들은 아주 홀대하여 방금 폭격이라도 맞은 듯한 느낌으로 전시해 놓았다.

 

조선총독부 건물의 해체 당시 역사교육의 자료로 활용하고자 독립기념관 뒤뜰로 끌어다가 폭격 맞은 듯이 전시해놓았던 것을 나는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으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이날 해체된 총독부 건물의 잔재를 본 사람들은 아오야기 준이치 씨를 포함한 일본 고려박물관 회원 14명으로 이들은 한결같이 총독부 건물을 돌아보고 자신들의 조상이 저지른 침략의 역사에 혀를 찼다.

 

 

특히 아오야기 준이치 씨는 유창한 한국말로 “저는 독립기념관 뒤뜰에 전시 중인 해체된 조선총독부 건물 조각들을 보면서 일본 제국주의의 종말과 그들이 저지른 잔혹사에 참회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아직 아베 정권은 진정한 참회를 하고 있지 않지만 저 개인이라도 한국인에게 참회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라고 했다.

 

하나의 건축물을 두고 한국인과 일본인의 감정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침략의 역사를 반성하고자 한국을 방문한 고려박물관 회원들은 독립기념관 뜰에 전시된 총독부 해체 건물을 보고는 이구동성으로 ‘조선총독부’의 악행을 사죄하고 반성한다고 했다. 아! 그래서 이 전시공간을 찾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까마득히 이 건물의 존재를 잊고 있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