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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일본인들이 고발하는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

일본 도쿄 고려박물관서 전시 , 7월 4일부터 12월 12일까지

[신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여기 목련 나무 아래에 조선인을 학살해서 묻었어요. 조사단이 이 자리를 발굴하자 6구의 시체가 엉켜있었지요. 이 목련꽃나무는 해마다 어떤 꽃보다 먼저 꽃이 피는데 여기서 학살당한 조선인들의 영령이 아닌가 싶어요.”

 

목련꽃 나무 아래에서 당시 조선인학살 현장을 설명해준 사람은 오다케 할머니로 당시 79살(2010년,8월 12일)로 건강이 안 좋아보였지만 학살 당시를 설명할 때는 어디서 그런 힘이 솟구치는지 쩌렁쩌렁했다. 기자는 2010년 국치 100주년을 맞아 치바현을 비롯하여 관동 일대에서 벌어진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대학살 현장을 취재한 적이 있었다.

 

 

오다케 할머니가 증언한 학살현장은 치바현의 나기하라라는 곳으로 이곳은 과거 구(舊) 일본육군 나라시노 연습장에서 조선인 6명을 끌고 나와 처참하게 살해하여 묻었던 곳이다. 여기는 1970년대 후반까지 말해서는 안 되는 공공연한 <금기> 장소였지만 이 지역의 양심적인 중학교 교사가 학생들과 조선인 학살 사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되었고 1998년에는 75년 만에 유골 발굴이 이뤄져 6구의 유해를 발굴하여 화장한 뒤 치바현 관음사에 모셨다고 했다. (치바현 내에는 관음사 위령비를 포함하여 4곳에 조선인 추도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그런가하면 도쿄도 스미다구 야히로 6번지(墨田区 八廣6-31-8)에는 ‘관동대지진 한국 ·조선인 순직자 추모비’가 세워져 있는데 이는 관동대지진 시에 아라카와(荒川)강변에서 조선인 학살을 추모하여 세운 비다. 순수 일본인들이 세운 추도 비문의 전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23년 9월1일 관동대지진 당시 스미다구에서는 혼쵸(本町)지역을 중심으로 대화재가 발생하여 아라카와(荒川) 강변에는 피난 나온 사람들로 넘쳐났다. <조선인들이 불을 질렀다> <조선인이 공격해온다> 등의 유언비어가 퍼져 구(舊) 요츠기바시(四つ木)에서는 군대가 기관총으로 조선인을 총살하였으며 일반인들도 살해 행위에 가담했다.

 

6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 아라카와 강의 인공물길 개설 역사를 조사하던 어느 소학교 교사가 이 지역의 노인들로부터 관동대지진 당시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그 교사는 이러한 증언을 토대로 이들을 추모하자고 주변 사람들에게 호소하기 시작했다. 지진이 일어난 지 두 달 뒤인 11월 도쿄의 신문기사에 따르면 헌병경찰의 감시 하에 아라카와 강변에서 두 차례에 걸쳐 희생자 발굴 작업이 이뤄졌는데 그때 유해를 어디론가 운반하였으나 희생자 유골의 행방은 그 후 조사할 수 없었다.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여 유골도 무덤도 없이 진상도 규명하지 않은 채 86년이 흘렀다. 이에 희생자들을 추도하고 역사를 반성하며 여러 민족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본사회의 창조를 염원하여 민간 여러분이 힘을 모아 이 비를 세우다.

                                                                                         2009년 9월 5일

                           관동대지진시 학살당한 조선인의 유골을 발굴하고 추도하는 모임 봉선화”

 

 

이와 같이 관동지역 곳곳에는 1923년 9월 1일 관동대지진 때 학살당한 조선인들의 유적이 산재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는 일본의 식민지하에 있었던 관계로 학살당한 조선인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상세한 조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와 같은 상황 하에서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단체인 고려박물관(하라다교코 이사장)에서는 올해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지 95년이 되는 해를 맞이하여 7월 4일(수)부터 12월 2일(일)까지 도쿄 고려박물관에서 조선인학살을 다룬 전시회를 연다.

 

고려박물관에서는 이번 전시 목적을,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학살사건에 대해서 정확한 희생자 숫자조차 은폐되어 있는 실정으로 일본의 국가책임도 유야무야한 상태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배상은커녕 억울하게 죽어간 학살자를 위한 위령제조차 제대로 지내고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관동대지진 당시 사람들은 무엇을 기억하고 기억해 왔는가? 당시 관동대지진을 매스컴에서는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당시를 증언하는 글과 사진, 어린이들이 느낀 그림 등을 통해 사건의 본질을 쫓아보겠다” 고 했다.

 

 

또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당시 억울하게 학살된 조선인들과 피차별부락민, 장애자 등 사회적 약자 등의 존재를 재확인하고자 한다” 면서 오늘날 관동대지진에 대해 일본 교과서는 그 기술(記述)을 삭제한 상태인지라 당시 잔악한 학살 사진 등의 자료를 공개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용단이었다고 했다.

 

고려박물관은 “관동대지진 95주기 조선인학살과 사회적약자” 전시기간 동안, 8월25일(토)에는 고려박물관장 아라이가츠히로(新井勝紘) 씨의 <학살을 읽어 이해하다> 강연과, 9월 8일(토)에는 한국전통무용가 김순자 씨의 <조선인희생자추도회 진혼춤>, 10월 27일(토)에는 <농아(聾者)의 체험과 학살사건> 강연 등도 마련해 놓고 있다.

 

 

* 일본 고려박물관(高麗博物館)은 어떤 곳인가?

 

"1. 고려박물관은 일본과 코리아(한국·조선)의 유구한 교류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하며,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며 우호를 돈독히 하는 것을 지향한다. / 2. 고려박물관은 히데요시의 두 번에 걸친 침략과 근대 식민지 시대의 과오를 반성하며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여 일본과 코리아의 화해를 지향한다. / 3. 고려박물관은 재일 코리안의 생활과 권리 확립에 노력하며 재일 코리언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전하며 민족 차별 없는 공생사회의 실현을 지향한다."는 목표로 설립한 고려박물관은 (이사장 하라다 교오코) 1990년 9월 <고려박물관을 만드는 모임(高麗博物館をつくる会)>을 만들어 활동해온 순수한 시민단체로 올해 28년을 맞이한다.

 

고려박물관은 전국의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자원봉사자들의 순수한 봉사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 관련 각종 기획전시, 상설전시, 강연, 한글강좌, 문화강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기자는 2014년 (1월~3월)과 2016년(11월~2017년 2월), 2회에 걸쳐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과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는 강연 등을 했다.

 

*고려박물관은 도쿄 신오쿠보 한국수퍼 ‘광장’ 맞은편에 있으며 전화는 도쿄 03-5272-3510이다. 이곳에는 한국어가 가능한 자원봉사자들이 있으며 일본인 회원들도 거의 한국어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