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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는 일본의 절

[맛있는 일본이야기 452]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끼 정원으로 이름난 사이호지(西芳寺)는 교토 서쪽에 자리하고 있는 절이다. 녹음이 우거진 가운데 정원 바닥에는 천년의 이끼가 그 푸르름을 더하는 이곳은 불교에서 말하는 서방정토를 보여주려고 만든 정원으로 알려져 있다.

 

“사이호지(西芳寺)가 관광객들로부터 점령된 것은 얼마 전부터이다. 절은 관광수입으로 부자가 되자 절문을 걸어 잠그고 3개월 동안 정진과 붓글씨 쓰기에 들어갔다. 이때는 많은 돈을 기부한 사람에게만 정원을 보여준다. 이로써 3개월 동안의 휴식시간이 생겼다. 다행히 내가 교토에 살던 10년 동안에는 50센트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 갈 수 있었다.(1984년 당시)”

 

 

이는 존 카터 코벨 교수가 쓴 《일본에 남은 한국 미술》에서 한 말로 그가 교토에 묵었던 1984년 당시 상황이지만 사실 일본의 절들은 저마다 한 가지씩 볼거리를 만들어 관광객들을 불러 모았다.

 

교토의 경우만 해도 코벨 교수가 말하고 있는 이끼 정원 사이호지[西芳寺], 절의 전각을 금색으로 도금하여 그 이름을 날리고 있는 긴카쿠지[金閣寺), 크고 작은 돌(石庭)을 깔아 놓고 감상하는 정원으로 이름난 료안지[龍安寺), 일본 국보1호인 미륵보살반가상이 안치된 고류지[廣隆寺), 고전문학의 무대가 된 기요미즈데라[淸水寺) 역시 손꼽히는 관광지 절이다.

 

그런가 하면 일본 고대불교가 꽃을 피었던 나라(奈良)에도 손꼽히는 절이 있다. 사슴이 뛰어노는 나라시대 가장 큰 절 도다이지[東大寺]가 그곳으로 이 절은 오사카, 나라, 교토 관광상품 속에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코스모스로 유명한 나라(奈良)의 한냐지[般若寺]가 있는가 하면, 6월에 수국꽃축제가 열려 전국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미모로토지[三室戸寺]도 건재하다.

 

 

일본의 불교는 우리나라의 불교처럼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종교라기보다는 대부분이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절의 역할이 크다. 그러다 보니 절의 수입이 신도로부터 나오기 보다는 하나의 특징물을 두어 관광수입원을 올리는 절이 많은 편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특징물을 둔 절의 이야기일뿐, 실제로 기도절로서 신도를 확보 못한 절은 관광수입도 없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곳도 많다.

 

여기서 말하는 기도절이란 일본에만 있는 독특한 단가(檀家)제도를 말한다. 단가제도는 일본인 모두가 절에서 장례와 제사를 치르도록 강제한 제도로 임진왜란이 끝난 뒤 17세기 초 유럽의 선교사들에 의해 기독교가 급속히 확산되자 이를 막기 위해 생겨난 것도이다.

 

어쨌거나 절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단히 자기의 존재감을 드러내야한다. 각양각색의 특징을 갖고 있는 일본 절을 방문할 때마다 필자는 가끔 ‘생존을 위한 전략’이라는 말을 실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