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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4-죽엄 돋다 둘레 해 눈섭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4-죽엄, 돋다, 둘레, 해, 눈섭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112, 11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12쪽 첫째 줄에 ‘죽엄’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이라면 ‘죽음’이라고 했지 싶습니다. 요즘 말모이(사전)에서 ‘죽엄’을 찾으면 나오지 않고 ‘주검’을 찾아야 나옵니다.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이라는 뜻으로 쓰는데 본디꼴이 ‘죽+엄’이라면 그것을 밝혀 적는 것이 뜻을 알아차리기는 쉽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무덤’이라는 말도 ‘묻+엄’을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이라고 알려주니 더 쉽다고 했습니다.

 

셋째 줄에 ‘달이 돋는’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요즘에는 달이 ‘뜬다’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돋이’라는 말을 떠올려 보면 ‘돋는’이라는 말이 그렇게 낯선 말도 아닐 것입니다. ‘돋다’를 말모이(사전)에서 찾아보면 ‘해나 달 따위가 하늘에 솟아오르다’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돋다’는 말을 자주 쓰다보면 낯설지 않게 될 것입니다.

 

여덟째 줄에 ‘둘레’가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주위’라는 말을 쓰는데 ‘둘레’를 보니 참 반가웠습니다. 말모이(사전)에도 ‘둘레’와 ‘주위’, ‘주변’이 비슷한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쓰는 배움책에는 될 수 있는 대로 ‘둘레’라는 말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열째 줄에 ‘해’가 나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거의 다 ‘태양’이라고 나오고 옛배움책에서도 ‘태양’이라고 쓴 곳도 있지만 여기서는 ‘해’라고 해 놓았습니다. 아이들한테는 ‘태양’ 보다 ‘해’가 더 삶에 가깝고 쉬운 말이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거라 믿고 싶습니다.

 

112쪽 마지막 줄에 ‘눈섭’이 보입니다. 요즘은 ‘눈썹’이라고 하기 때문에 낯설게 느껴질 것입니다. 말모이(사전)에 ‘눈섭’을 찾으면 ‘눈썹’의 옛말, ‘눈썹’의 북한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옛날에는 ‘눈섭’이라고 했고 북한에서도 ‘눈섭’이라고 하지만 요즘 우리는 ‘눈썹’이라고 한다고 풀이를 해 주는 것보다 이 말이 ‘눈+섭’에서 온 말이니까 ‘눈섭’으로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113쪽 넷째 줄에 앞서 본 적이 있는 ‘까닭’이 나오고 그 다음 줄에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햇빛을 받아 비친다.”는 월은 온이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그림 옆에 ‘태양광선’이 아니라 ‘해에서 오는 빛’이라고 해서 더 반가웠습니다.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한 쉬운 배움책 만들기에 많은 분들이 뜻을 함께해 주셔서 우리 아이들에게 얼른 쉬운 배움책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4351해 온가을달 닷새 삿날(2018년 9월 5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었는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