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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진주서 시작하여 큰바람 되는 '토박이말 한마당 잔치'

“쉬움 배움책 마련을 바라는 세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어제 경남도청서

[우리문화신문=창원 이윤옥 기자]  “토박이말은 사투리가 아닙니다. 쌈박한 순 우리말입니다. 됨됨이가 좋다는 말을 듣고 싶으세요? 말글살이를 가꾸면 마음도 예뻐집니다. 내가 먼저 바뀌어야 누리(세상)도 바뀝니다. 참 우리말을 살리는 길라잡이, 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 기쁨을 누리세요”

 

이는 우리말글을 사랑하는 모임인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으뜸빛 ‘이사장’ 강병환)가 바라는 누리(세상)에 대한 시선이다. 어제 (27)토요일,  경상남도교육청과 경상남도 도움(후원)으로 경남도청 앞마당에서는 “쉬움 배움책(교과서) 마련을 바라는 세돌(제3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가 열렸다.

 

 

이른 새벽 서울에서 5시간을 달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가 열리는 경남도청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 벌써 행사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날 잔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경남 진주에서 불기 시작한 ‘토박이말바라기’ 운동은 2015년 11월 12일, 고 김수업 교수를 중심으로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모임이 생기면서 잔치 한마당으로 이어져 올해 세 돌을 맞이했다. 평소 우리말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일본말에 대한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인연이 된 ‘토박이말바라기’ 모임의 초대가 있어 기쁜 마음으로 창원시에 있는 경남도청으로 달려왔다.

 

 

 

이날 행사는 크게 두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하나는 도청 본관 앞마당에서 16개의 놀배움마당(부스)과 다른 하나는 도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말나눔잔치(학술발표회)가 그것이다. 놀배움마당(부스)에는 (사)한국시조문학관에서 꾸민 ‘토박이말 시조랑 놀자’, 따숨지역아동센터서의 ‘토박이말 우듬지싹이랑 놀자’, 진주학부모네트워크 놀이동아리 다놀더놀의 ‘토박이말 옛놀이랑 놀자’, 우리문화신문의 ‘토박이말 신문이랑 놀자’, 경상남도진주교육청 지원의 ‘토박이말 꾸미개랑놀자’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토박이말 관련 잔치풀그림(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을 반겼다.

 

진주에서 창원으로 토박이말 놀러왔지

바람은 쌩쌩쌩 반갑다고 인사해

다애야 예쁘고 고운말 살려서 사용하자 -신진초등학교 5학년 4반 이다애-

 

하늘은 파랗고요 구름은 하얗지요

은행나무 노랗고 단풍잎은 빨갛지

잔치날 노랫소리가 온 동네에 둥둥둥  -웅남초등학교 4학년 4반 김보현-

 

이는 ‘토박이말 시조랑 놀자’ 놀배움마당(부스)에 내걸린 학생들이 지은 시조다. 시나 시조를 자꾸 어렵게 만드는 어른들에 견주어 아이들의 생기발랄하고 알기 쉬운 우리말 시조는 보는 이로 하여금 풋풋한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한편, 대강당에서는 낮 2시부터 말나눔잔치(학술발표회)가 이어졌는데 강병환 토박이말바라기 으뜸빛(이사장)은 “고 김수업 으뜸빛의 뜻을 이어가 토박이말이 빛나는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여는 말씀을 했으며, 김제홍 경상남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상남도가 토박이말을 즐겨 쓰는 청정지역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북돋움 말씀을 했다.

 

이어 “쉬운 배움책 만들기와 우리말 갈말 만들기 – 이웃과 평화의 우리말 뜻매김”이란 제목으로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가 풀이마당 첫 발표를 했다. 구 교수는 발표에서 “<나>라는 말을 모두가 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분명한 개념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 뜻풀이는 할 수 없다. 그것은 우리나라에는 선진국이 다 가진 개념사전이 없다는 얘기며, 이 탓에 우리는 우리말로 학문을 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쉬운 배움책 만들기와 옛 배움책 톺아보기”라는 제목으로 이창수 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총무)의 발표 등이 있었다.

 

 

 

이날 행사 주최인 (사) 토박이말바라기 박근제 이사는 “이번 잔치는 진주시에서 두 번하고 올해 3회째는 경남도청 앞마당으로 옮겨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것을 기대했는데 진주시보다 관심도가 낮아 실망했습니다. 앞으로 토박이말에 대한 경남도교육청과 경남도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바랍니다.”고 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진주여중 1학년 4반 박채원, 손가연 학생은 “아름다운 토박이말을 아끼고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예쁘고 고운 우리 토박이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우리만 쓰지 말고 널리 알리자는 생각에 오늘 봉사활동을 나왔습니다.” 라고 했다.

 

또한 “우리말이 너무 거칠어지고 있어요. 따스한 이야기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가르쳐야합니다. 우리센터에서는 감정을 나타내는 말들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법을 다양한 놀이를 통해 알려주면서 자연스럽게 곱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센터에 와서 배우는 토박이말 학습을 아이들이 무척 좋아해서 보람을 느낍니다.” 이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여 ‘토박이말우듬지싹이랑 놀자’ 코너를 맡은 전주지역에서 따숨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는 한경순 센터장의 이야기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양인선(우리문화신문 기자) 씨는 “아름답고 고운 우리말인 토박이말 잔치가 3회째 경남지역에서 열리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말과 글이 점점 거칠어지는데다가 외래어 범벅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큰 가운데 열린 토박이말 잔치는 매우 의미가 크다고 본다. 그 출발이 진주지역이며 이번 3회도 어렵사리 마련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웠다. 앞으로 전국 단위로 확산되어 토박이말이 아름다운 우리말글살이의 주춧돌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 보니까 경상남도 도청은 앞마당만 빌려주고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했다.

 

진주에서 초등학생 딸과 참가했다는 최선숙 씨는 “진주에서 두 번에 걸친 토박이말 잔치에 모두 참석했지만 이번 3회째는 경남도청에서 열리기에 큰 기대를 했다. 하지만 호응도가 진주보다도 낮아 아쉬었다. 내년에는 좀 더 홍보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 행사장을 지켜보면서 기자는 많은 관계자들과 참여자들, 학생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특히 이 행사를 주최한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의 창립을 주관(2015년 11월 11일)하고 이 모임의 발전을 학수고대하며 온 힘을 쏟다가 지난해 6월 23일, 81살로 생을 마감한 김수업 교수의 열정이 떠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김수업 교수는 평생을 우리말 연구를 하면서 배달말학회, 모국어교육학회, 우리말교육현장학회 등을 일으키고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심의회 위원장을 지냈다. 김수업 교수는 이번 행사의 주최인 (사)토박이말바라기를 만든 이로 지난 10월 9일, 제572돌 한글날에는 한글 발전 유공자로 선정돼 '보관문화훈장'을 추서 받았다.

 

이제 걸음마를 뗀 ‘토박이말바라기’지만 고 김수업 교수께서도 지하에서 큰 응원의 손뼉을 보내줄 것을 믿으며 내년에는 경남도청과 경남교육청이 좀 더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곱고 아름다운 토박이말이 어찌 경남도만의 일이겠느냐마는 이곳에서 토박이말 운동이 시작된 만큼 경상남도가 온나라(전국)의 주춧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3회 '토박이말 잔치' 지켜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