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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 조의 17문자로 세태를 풍자하는 일본시(조) ‘센류’

[맛있는 일본 이야기 462]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 마누라가 없는 이 날은 아침부터 프리미엄 『妻いない この日は朝から プレミアム』

→잔소리 하는 마누라가 집을 비우면 더없이 좋다는 뜻

 

* 늦어도 확실히 늦잠 잤다고 말하는 신세대 『遅れても はっきり寝坊と 言う新人』

→예전 같으면 늦는 경우 버스가 늦게 왔다던가 하는 변명을 하지만 신세대 젊은이들은 ‘늦잠 잤다.’라는 말을 직격으로 한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 내지는 놀라움을 표현

 

* 체중계 올라가는 용기와 보는 용기 『体重計 上る勇気と 見る勇気』

→ 일본 사람들도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시

 

* 요리가 나오면 사진 찍기까지 기다려야한다 『料理出て 写真撮るまで 待てをする』

→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바로 먹는 게 아니라 일단 사진을 찍느라 바쁜 세태를 말하는 시

 

* 아버지의 노고를 알고 있는 구두 밑창 『父さんの 苦労知ってる 靴の底』

→아버지의 노고에 민감하지 않은 세태를 구두 밑창을 통해 간접적으로 말하는 시

 

이는 2018년 2월 15일, 일본 제일생명보험에서 샐러리맨들의 회사생활의 애환을 담은 제31회 “샐러리맨 센류(川柳) 콩쿨대회 100선” 가운데 일부이다.

 

 

일본 문학의 한 장르인 센류(川柳)란 5.7.5조의 일본시(시조)를 말한다. 5.7.5조란 일본어를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는 5.7.5가 지니는 리듬과 맞지 않아 센류의 맛을 느끼기는 쉽지 않으나 대강의 뜻은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센류는 에도시대(1603~1867)에 생겨난 것으로 지금의 도쿄를 중심으로 유행한 정형시다. 우리나라의 시조처럼 일본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센류는 가라이 센류(柄井川柳)라는 작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 내용은 풍자성이 짙은 것들로 이뤄졌다.

 

센류는 짧지만 시사 하는 내용이 때로는 해학적이며 사회의 이슈나, 현대인들의 고민 따위 등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많다. 그러다보니 일본 제일생명보험 같은 곳에서는 ‘샐러리맨 센류’라고해서 1987년부터 공모작으로 작품을 뽑아 상금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 호응이 크다.

 

한편 센류(川柳)와 같은 5.7.5조의 정형시로는 하이쿠(俳句)도 있는데 센류와 하이쿠의 큰 차이는 하이쿠에 키고(季語, 계절에 관련된 시어)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센류가 시대를 풍자하는 시라면 하이쿠는 약간 성격을 달리하여 자연을 노래하는 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어쨌거나 센류나, 하이쿠는 5.7.5. 곧 17문자로 나타내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