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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치계미ㆍ도랑탕잔치로 어르신을 받드는 입동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4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열아홉째 ‘입동(立冬)’입니다. 입동은 이날부터 '겨울(冬)에 들어선다(立)'라는 뜻이지요. 이때쯤이면 가을걷이도 끝나 바쁜 일손을 털고 한숨 돌리는 시기이며, 겨울 채비에 들어갑니다. 겨울을 앞두고 한 해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때인데 농가에서는 서리 피해를 막고 알이 꽉 찬 배추를 얻으려고 배추를 묶어주며, 서리에 약한 무는 뽑아 구덩이를 파고 저장하게 됩니다.

 

입동에는 “치계미(雉鷄米)”라고 하는 미풍양속도 있었습니다. 이는, 입동(立冬), 동지(冬至), 섣달 그믐날 같은 때에 마을에서 양로 잔치를 벌였던 것을 말하지요. 본래 치계미란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뜻하였는데, 마치 마을의 노인들을 사또처럼 대접하려는 데서 온 풍속인 듯합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한해에 한 차례 이상은 치계미를 위해 금품을 내놓았다고 하지요.

 

 

그러나 그마저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도랑탕 잔치로 대신했습니다. 입동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는데 이때 도랑을 파면 누렇게 살이 찐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었고, 이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노인들을 대접했는데 이를 도랑탕 잔치라고 했습니다. 김남주 시인은 ‘옛마을 지나며’란 시에서 “찬 서리 /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 조선의 마음이여“라고 노래합니다. 이즈음 자연은 바로 겨울이 다가왔다는 손짓을 하지요. 무서리 내리고, 마당가의 감나무 끝엔 까치밥 몇 개만 남아 호올로 외로운 때가 입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