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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우중우중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우중우중/(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우중우중

[뜻] 몸을 일으켜 서거나 걷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보기월] 제가 가까이 가서 기척을 하니 우중우중 일어나 비켰습니다.

 

 

어제 아침은 잠이 좀 모자랐는데도 몸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아침도 맛있게 챙겨 먹고 여느 날보다 조금 일찍 집에서 나섰습니다. 배곳(학교)에 들어가려고 할 때 생각지도 않은 기별이 와서 수레를 돌렸습니다.

 

아이를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 헐레벌떡 뛰어 가는 아이들을 보니 옛날 생각도 났습니다. 발수레를 숨이 차도록 밟고 달려와 언덕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내려 땀을 뻘뻘 흘리며 발수레를 밀고 올라가곤 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허둥지둥 챙길 것을 챙기고 아침모임까지 마친 뒤에야 오늘 할 일들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 마음이 다 내 마음 같지 않기 때문에 어찌했던 제가 먼저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아이들의 앞날이 달린 일인 만큼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더욱 마음을 다잡아야 합니다.

 

곳곳이 막혀 있어 답답하긴 하지만 아이들이 밝게 웃는 얼굴을 떠올리며 기쁘게 하기로 마음을 먹으니 한결 기운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도 몇 가지 잘 풀렸습니다. 바쁘게 보내느라 밖에 일을 보러 나가는 것도 잊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밖에 나가 일을 보고 고장 배움책을 만든 분들과 즐겁게 뒷풀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세 분이 일이 있어 못 와 아쉬웠지만 책이 잘 나왔다고 하니 기분도 좋았고 밥도 맛이 있었습니다.

 

집 앞에 왔을 때 아이들이 여럿 길을 막고 쪼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아마 똑똑말틀 놀이(스마트폰 게임)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가까이 가서 기척을 하니 우중우중 일어나 비켰습니다. 날씨도 쌀랑하고 날도 어두운데 길에서 그러고 있는 걸 보니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종이 위에 적힌 풀거리(문제)를 푸는 것보다 좀 더 뜻깊은 일에 마음을 쓰고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해 주어야 하는데 마음이 아픕니다.

 

-하루 종일 방안에 누워 있던 선예는 배가 고파서 우중우중 일어나 주방으로 들어갔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여러 사람이 우중우중 부엌으로 들어서며 불로 덤비는 것을 보고...(염상섭, 두 출발)

 

 

 

4351해 들겨울달 스무날 두날(2018년 11월 20일 화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