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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신라인, 탐라인의 미소와 백제인의 얼굴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6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11월 27일 문화재청은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를 보물 제2010호로 지정했습니다. “수막새”는 목조건축물 추녀나 담장 끝에 기와를 마무리하기 위한 둥그렇게 만든 기와를 말합니다. 이는 일제강점기 경주 사정리(현 사정동)에서 출토된 것이지요. 이 수막새는 1934년 일본인 다나카 도시노부(田中敏信)가 골동상점에서 사서 일본으로 빠져나갔으나 1972년 10월 국내에 반환되었습니다.

 

 

이 수막새는 기와 제작틀을 이용해 찍은 일반적인 제작 방식과 달리 손으로 직접 빚은 작품으로, 비록 오른쪽 아래 일부가 없어졌으나 이마와 두 눈, 오뚝한 코, 두 뺨의 턱 선이 조화를 이룬 자연스러운 모습을 볼 때 숙련된 장인의 솜씨가 엿보인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얼굴에 잔잔한 웃음은 신라인의 미소라 널리 알려진 것이지요.

 

이 신라인의 미소 말고도 제주도에 “탐라인의 미소”라 불리는 수막새도 있습니다. 여인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는 이 수막새는 1960년대 초기에 절터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이 수막새는 척박한 땅, 바람 많은 고장에서 시달리며 살아온 제주여인의 얼굴이 기와에 새겨진 모습라고 하지요. 풍요로운 얼굴에서 원만하고 너그러운 그리고 포근한 제주 여인의 심성을 엿볼 수 있게 하며, 빼어난 예술성을 드러내 줍니다. 그런가 하면 2002년 발굴한 부여 관북리 연못유적에서 출토된 ”백제인의 얼굴“도 있습니다. 길이 6.2cm 너비 5.8cm로 얼굴 전체를 붓으로 둥그렇게 표현했으며 눈썹, 코 따위를 대담한 필치로 그린 게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