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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웅숭그리다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웅숭그리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웅숭그리다

[뜻] 춥거나 두려워 몸을 궁상맞게 몹시 웅그리다

[보기월] 마당에 세워 둔 수레 밑에 웅숭그린 채 앉아 있는 길고양이가 몹시 추워 보였습니다.

 

 

쉬고 난 다음 날은 밤잠을 설칠 때가 많습니다. 어제도 그랬습니다. 그제 낮에 쉬느라 하지 못 했던 일을 밤에 다 하려니 늦게 잠이 들었는데 얼른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어제 새로운 일거리를 두고 슬기를 모을 모임을 하기로 했는데 그 일 생각이 자꾸 나는 바람에 더 그랬지 싶습니다.

 

늦게 일어난 것은 아니었는데 아침에 생각지도 않은 글을 쓸 일이 생겨 여느 때보다 늦게 집에서 나왔습니다. 늦은 만큼 일을 서둘러 해야 했습니다. 티비엔 경남교통방송 ‘토박이말바라기’ 이야기를 끝내고 바로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모람 분들과 모임을 했습니다.

 

온 나라 사람들이 다 나서야 할 바쁘면서도 값진 일이지만 아직은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먼저 나설 수밖에 없다는 데 생각을 같이하였습니다. 도움을 줄 분께 기별을 드리고 만날 날을 잡기로 헤어졌습니다. 배곳(학교)을 너머 마을에서 토박이말 놀배움을 즐기고 챙기는 꽃등 마을이 된다면 아주 뜻깊은 일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입니다.

 

뒤낮(오후)에는 배곳 일을 챙겼습니다. 겨울말미 앞생각(겨울방학 계획)도 세우고 새해 쓸 돈도 셈해 냈습니다. 해야 할 일들을 챙겨 놓고 나오니 어둑발이 내리고 있었고 날씨도 많이 차가워져 있었습니다.

 

마당에 세워 둔 수레 밑에 웅숭그린 채 앉아 있는 길고양이가 몹시 추워 보였습니다. 제가 다가가니 슬그머니 뒤쪽으로 사라졌는데 좀 더 따뜻한 곳을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왔습니다.

 

어느새 올해가 닷새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 제 마음을 더 바쁘게 하였습니다. 움직이기 보다 앉아 있을 때가 더 많은 삶을 생각하며 오랜만에 밤마실을 갔다왔습니다. 몸이 후끈해서 기분은 좋았지만 찬바람을 맞는 눈에서 눈물이 흘러서 좀 슬펐습니다.^^

 

이 말보다 거센 말은 ‘웅숭크리다’이며 작은 말은 ‘옹송그리다’입니다.

 

-돌을 던지는 사람들을 피해 원숭이들은 우리 한편에 웅숭그리고 앉아 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나는 선실로 들어갈 생각도 없이 으스름한 갑판 위에 찬바람을 쐬어 가며 웅숭그리고 섰었다.(염상섭, 만세전)

 

 

4351해 섣달(온겨울달) 스무이레 낫날(2018년 12월 27일 목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