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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절이나 신사에서 만나는 에마(繪馬)란?

[맛있는 일본 이야기 470]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노부의 병이 벚꽃 필 무렵에는 완전히 완치 되도록...”

“합격 기원, 고베여학원 중등부”

 

이는 2018년 12월 24일, 교토 히라노신사(平野神社)서 만난 에마(繪馬) 내용이다. 에마란 일본의 절이나 신사(神社)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손바닥만 한 작은 작은 나무판에 소원을 적어 걸어 두는 것을 말한다. 에마는 개인의 소원을 적어 거는 소형 에마와 여러 사람(단체)의 소원을 거는 대형 에마가 있다. 쉽게 말하면 ‘소원을 적는 판’이라고 해야 할까? 이 소원판은 해당 신사나 절의 종무소 등에서 파는데 우리 돈으로 5000원(500엔) 정도한다.

 

 

에마(繪馬)에 적는 내용은 대개 결혼성사, 합격기원, 질병치료, 주택구입, 이사, 안산(安産), 취직 등등으로 보통 사람들의 희망사항이 적혀 있다. 《속일본기(続日本紀)》에 보면 절이나 신사에 살아있는 말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신메(神馬, しんめ)라고 하는데 말은 비싸기 때문에 보통사람들은 바치기 어려웠다.

 

한편 절이나 신사에서도 말을 시주로 받는 경우에는 관리가 어려워 말 대신에 나무나 종이 또는 흙으로 빚은 말 형상의 시주를 대신하게 되었다. 지금과 같은 에마(繪馬)가 등장한 것은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85) 때부터로 소원판 뒤에는 말 그림이 그려져 있거나 요즈음은 12간지가 그려져 있기도 하다.

 

그러던 것이 무로마치시대(室町時代, 1336-1573)가 되면 소원판 뒤의 그림을 말(馬)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습을 그리게 되는데 교토의 후시미이나리신사(稲荷大社)의 경우에는 여우를 그리기도 했다. 그 뒤 오다노부나가와 풍신수길 시대인 안도모모야마시대(安土桃山時代, 1573-1603)가 되면 저명한 화가들이 본격적으로 에마 작업에 합세하게 된다. 서로 경쟁적으로 그린 에마는 에마당(絵馬堂)을 건립하여 전시했는데 에마당이란 오늘날의 미술관과 같은 구실을 했다.

 

 

이후 에도시대(江戸時代, 1603-1868)가 되면 가내안전(家内安全) 상업번성(商売繁盛)과 같은 현실적인 소원을 비는 풍습이 서민들 사이에 확산되어 오늘날과 같이 개인의 소원을 적는 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다. 현재 절이나 신사에서 파는 “에마” 값은 보통 500엔 전후이다. 요즈음은 기요미즈데라(靑水寺)같은 유명한 절에 가보면 영어나 중국어 한국어로 소원을 적은 것들도 눈에 띈다. 관광객들이 재미삼아 자신들의 소원을 빌고 있는데 나라와 인종을 초월하여 공통된 소원을 보면 “건강, 결혼, 부귀, 승진, 합격”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소원은 어느 나라나 공통된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