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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연싸움 하고, 액막이연을 날려볼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1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눈이 내리면 소년은 연을 날렸다. / 산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지면 / 더욱 높이 띄웠다. 팽팽한 연실을 곱은 손으로 / 움켜쥐고 실을 풀거나 당기면서 연과 이야기했다. / 연이 공중바람을 타고 높디높게 오르면 연실이 모자랐다.” 신영길 시인의 <나는 연 날리는 소년이었다> 시 일부입니다. 여기서 연(鳶)은 종이에 가는 댓가지를 붙여 실로 꿰어 공중에 날리는 놀이 용구인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 전부터 날려 왔지요.

 

그런데 한국의 연 특히 방패연은 그 형태와 구조면에서 다른 나라의 연과 달리 방구멍이 잇는 매우 과학적인 구조입니다. 이 방구멍은 맞바람의 저항을 줄이고, 뒷면의 진공상태를 메워주기 때문에 연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또 연을 높이 띄우거나 그림, 모양 등에 관심을 두는 중국, 일본 등의 연과는 달리 한국의 연은 연을 날리는 사람이 다루는 것에 따라 올라가거나 내려가기,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기, 급하게 올라가거나 내려가기는 물론 앞으로 나아가거나 뒤로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연은 연 날리는 사람에 의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서 연싸움(연줄 끊기)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겨레는 액막이연을 날리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액막이연은 연에 ‘厄(액)’자 또는 ‘送厄(송액)’, ‘送厄迎福(송액영복)’이라 쓴 뒤 자기의 생년월일이나 이름을 적습니다. 그런 다음 연줄을 끊어 하늘로 날려 보내거나 불에 태워버리면 액을 날려 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요. 새해가 되면 액연을 날려서 홀홀 지난해의 모든 액운을 훌훌 털어버리고 환한 나날이 되길 비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