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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대국 일본에서 나온 책 《수첩과 일본인》

[맛있는 일본이야기 479]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연금수첩, 장애자수첩, 학생수첩, 모자(母子)수첩, 선원수첩, 치료수첩, 당뇨수첩……. 그러고 보니 일본처럼 다양한 수첩을 쓰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일본어에서 수첩은 테쵸(手帳)라고 하며 한국에서 쓰는 수첩(手帖)이란 한자보다는 ‘테쵸(手帳)’쪽을 많이 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첩을 만들어 쓰는 나라이다 보니 직업이 수첩평론가도 있다.

 

수첩평론가인 다케가미 다츠히코(舘神 龍彦)가 쓴 책 《수첩과 일본인(手帳と日本人》)(2018, NHK출판)이라는 책만 봐도 일본인들의 수첩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일본인을 가리켜 ‘수첩에 구속되어 사는 사람들’ 이라는 말도 들린다. 수첩이란 일정을 관리하는 데 편리한 것으로 사업가에게 수첩은 필수이다. 일을 원만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스케줄을 짤 필요가 있고, 심지어는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도 일정 관리는 필수이다.

 

 

육아수첩의 경우는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예방주사 일정이라든지 키, 몸무게 등을 기록해두는 수첩이며, 연금수첩은 노후에 꼬박꼬박 타먹는 연금을 기록하는 수첩이다. 그러고 보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수첩’은 일본인에게 필수품 가운데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첩이 쌓이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수첩에는 그 이용자가 지금까지 무엇을 해 왔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쌓여 있다. 따라서 수첩에 대해 일컫기를 ‘생활 방식을 비추는 거울이다’라고 까지 말하고 있다. 수첩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인의 시간감각, 업무관, 정신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다케가미 다츠히코(舘神 龍彦) 씨의 주장이다.

 

그가 쓴 책 《수첩과 일본인(手帳と日本人》의 차례를 보면 1장 수첩이전의 시간감각, 2장 수첩이 제시하는 행동 규범, 3장 수첩을 닮아가는 사람들, 4장 수첩대국인 일본의 실상, 5장 그룹차원의 시간에서 자유에의 세계로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은 것이라도 깨알 같이 기록하는 일본인들의 습성이 일본을 수첩대국으로 만든 것인지 모른다. 《수첩과 일본인(手帳と日本人》 이라는 책이 잘 팔리는 것도 일본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