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고명주 작가]
하얗게 부서질지라도 파도였다고
바람에 실려 온 파도가 매섭다 멍든 가슴 때리고 또 때린다 때리고 부서지는 포말이 석양에 어린다.
바람에 밀려오는 것은 파도만이 아니다 파도처럼 밀려가는 인생도 들이친다 속절없이 부서지는 젊음도 떠나간다
포말로 남기고간 하얀 유서는 장엄하다 온몸 하얗게 부서질지라도 파도였다고 마지막 포말처럼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라고
더 큰 인생의 파도에 휩쓸렸을지라도 두 눈 감게 하고 저 곳에서 죽더라도 똑바로 서서 거친 파도와 맞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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