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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與民)과 위민(爲民)의 차이

임금은 가볍지 않을지라도 백성은 귀한 것
[정운복의 아침시평 43]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청와대에 들어가면 잘 단장된 앞마당과 미동도 하지 않는 헌병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회의실 명칭이 위민일실(爲民一室), 위민2실.... 처럼 백성을 위한다는 뜻의 당호가 붙여있지요.

 

맹자는 ‘與民(여민)’이란 표현을 많이 하고 ‘爲民(위민)’이란 표현을 자제했습니다. 여민(與民)이란 백성과 더불어 한다는 뜻이고 위민(爲民)은 백성을 위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비슷하게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면 차이가 있습니다.

 

여민은 백성과 더불어 하는 것이니 임금과 백성 사이의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위민은 백성을 위하는 것이니 임금이 백성을 소유하는 것으로 자기 소유물에 대하여 시혜를 베푸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중국 고전을 보면 맹자처럼 백성을 위하는 통치철학을 내세운 철학자는 없습니다. 물론 공자가 간간히 백성을 논하긴 했지만 그것은 피 통치자로서의 백성일 뿐이지요. 법가 사상이나 한비자를 보면 백성은 통제의 대상일 뿐입니다.

 

하지만 맹자는 이야기합니다.

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장 가벼운 존재다.”

또한 임금이 잘못하는 경우에는 그 임금을 바꿀 수 있다는 혁명론을 주장한 것도 그이지요. 그리고 여민동락(與民同樂)을 이야기합니다. 백성과 더불어 같이 즐기는 것이 진정 군주의 즐거움이라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 성군중의 성군으로 존경받는 세종대왕은 여민락(與民樂)을 만들고 즐겨 연주했습니다. 이는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는 뜻이니 세종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어떠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글을 만든 까닭도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백성의 고충을 덜기 위함이니 말이지요.

 

우리나라 헌법 제 1조에도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백성이 중요한 까닭입니다.

 

요즘 세태를 보면 힘을 가진 자의 한마디가 힘없는 다수의 의견에 우선하고, 침묵하는 다수보다 떠벌리는 소수의 의견이 힘 있으며, 내용만 읽고 가는 많은 네티즌보다 소수의 댓글부대가 힘이 있습니다. 어쩌면 권력의 속성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떠벌리는 자보다 묵묵한 사람의 입장도 생각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임금은 가볍지 않을지라도 백성은 귀한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