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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신미대사가 훈민정음을 창제했다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8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7월에 개봉된 영화 “나랏말싸미”는 훈민정음을 세종대왕이 아닌 중 신미(信眉)가 창제했다고 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신미가 아니라 세종 때 예문관대제학을 지내고 세종을 도와서 음악을 정비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는 난계(蘭溪) 박연(朴堧)이 창제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과연 그들의 말이 얼마나 믿을만한 얘기일까요?

 

 

신미대사 창제설을 보면 1443년보다 8년 앞선 1435년 한글과 한자로 된 《원각선종석보(圓覺禪宗釋譜)》를 신미대사가 펴냈다는 것을 근거로 주장합니다. 그러나 학자들에 따르면 이 책은 여러 가지 면에서 가짜 책임이 분명하다고 합니다. 현대에 만든 위작이라는 것이지요. 또 박연의 책 《난계유고(蘭溪遺稿)》에 나오는 몇 가지 말을 들어 박연 창제설을 주장하는데 이 말들은 어문용어가 아니라 음악용어임을 모르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훈민정음 해례본(訓民正音解例本)》 정인지 서문에는 “계해년 겨울에 우리 전하께서 정음 28자를 처음으로 만드셨다.”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세종실록 세종 26년 2월 20일 기록에는 최만리의 반대 상소에 “신 등이 엎디어 보옵건대, 언문(諺文)을 제작하신 것이 지극히 신묘하와”라는 내용이 나옴으로써 또한 증명되고 있습니다. 세계 으뜸 글자로 인정받는 훈민정음을 이렇게 잘못된 창제설로 더럽히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