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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흥겨운 ‘이무술집터다지는’ 소리 재현

[서한범 교수의 우리리음악 이야기 445]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방영기(국가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전수조교) 명창 외에 50여명의 보존회원들이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서 <이무술집터다지는소리> 의 공연을 펼쳤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집터 다지는 소리’와 같은 노동요는 소리와 장단으로 전체를 지휘하는 선소리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이무술’은 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二梅洞)의 옛 이름으로 한 농부가 냇가에서 천년 만에 승천할 이무기를 잡았는데, 죽은 이무기의 위령 승천제를 지내주자, 그 자리에 매화나무 두 그루가 솟아났다는 설화가 전해 온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현재, 성남시는 이 소리를 향토문화재로 지정하고, 충실하게 전승시켜 나가고 있다. 이번 주에는 <이무술집터다지는소리>의 선창자와 지경꾼들이 만들어 나가는 노동요의 실제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새로 집을 지으려는 사람은 새로운 삶을 시작함에 있어서 모든 액(厄)은 물러가고, 재물을 모으게 해달라고 기원을 하게 된다. 땅을 다지는 작업 과정은 매우 힘든 과정이지만, 일하는 소리를 통해서 작업의 고됨을 잊게 만들고, 서로의 화합과 협동심을 고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의 소리가 서울과 경기 일부 지방에서 부르는 소리제와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기도 하나, 대동소이하다. 간단하게 그 진행 순서를 요약해 보기로 하겠다.

 

첫 번째 순서는 <동아줄 디리는 소리>이다.

 

메기는 선창자가 : 좌우편 지경님네 ~라고 부르면, 받는 소리의 지경꾼들이 일제히 응답을 한다. 이어서 선창자가 “옛날 옛적, 옛 소리 동아줄 꼬는 소리 우럭~우럭 해 봅시다.”라고 청하면, 지경꾼들은 일제히 대답을 하고, 소리를 시작하게 된다. 선창자의 아니리로 시작하여 지경꾼들의 동의를 구하는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는 선창자의 독창으로 후렴구를 부르면 모든 지경꾼들이 합창으로 선창자의 후렴구를 그대로 받은 다음, 선창자의 본절이 나오고, 지경꾼 모두가 후렴구를 받는, 대표적인 ‘메기고 받는 형식’의 노동요가 시작되는 것이다. 장단의 형태는 느린 4박의 굿거리장단이다.

 

선창 : (독창) 디리세, 디리세, 동아줄을 디리세.(후렴구)

후창 : (제창으로) 디리세, 디리세, 동아줄을 디리세.(후렴구)

선창 ; 평원광야 너른 들에 우로 중에서 절로 자란

후창(제창으로) : 디리세, 디리세, 동아줄을 디리세.

선창; 육척 칠척, 길고 긴 짚을, 거꾸로 잡고서, 추리고 추려,

후창:(제창으로) 디리세, 디리세, 동아줄을 디리세. (이하 줄임)

 

 

일반적으로 노동요에서 선창자가 본절을 메기는 방법에는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하나는 평(平)으로 메기는 방법이고, 둘은 고음(高音)으로 질러서 내는 방법이며, 셋은 저음(低音)으로 숙여서 내는 방법이다.

 

선소리꾼의 목청과 다양한 문서(노래가사)에 따라 선창자의 능력이 좌우되기 때문에 누가 선창자의 역할을 하느냐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유능한 선소리꾼이 소리를 메기게 되면, 전체의 지경꾼들은 피곤을 잊고 작업성과를 올릴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지경꾼들의 피로는 배가된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소리꾼 한 사람의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알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는 방영기라는 걸쭉한 명창이 존재하고 있어서 그 전승이나 교육, 공연, 연행이 가능하다 하겠다.

 

두 번째 순서는 가래질 소리인데, 선창자가 <우편 역꾼님 내말 듣소>로 시작하면 후렴으로<에 ~ 힘차게 다리세>로 받는다. 가창방식이나 장단은 위의 형태와 동일하다.

 

세 번째 순서는 본격적으로 땅을 다지기 시작하는 지경다지기 소리의 순서이다. 여기에서도 역시 선창자의 <아니리>가 나온 다음, <후렴>을 주고받으며, 본격적으로 본절이 나온다. 그리고 본절을 듣고 난 후, 이어서 후렴을 받고, 다시 본절과 후렴의 순서로 진행된다.

 

1. 여보시오, 지경님네 (후렴 :에여라 지경이요.)

2. 이내 한 말, 들어 보소 (후렴 :에여라 지경이요.)

3. 일심동력, 힘을 모아 (후렴 :에여라 지경이요.)

4. 천근 되는, 지경돌을 (후렴 :에여라 지경이요.)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세마치장단의 양산도 소리와 방아타령 소리이다. 이 소리는 통속민요로 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서울 경기지방에서는 가락도 다르게 노동요로 널리 알려져 있는 소리이다. 시작은 앞과 동일하며 <후렴>이 나온 뒤에 선창자의 메기는 소리가 나온다. 양산도의 시작은 1. 영장산 내린 줄기, 학의 둥에다 터를 닦아 (에~에~에~에리도 하) 2. 이 터전을 잘 다져 놓으니 명터전이라. (후렴)

 

 

방아타령 역시, 본절은 1. 이 방아가 웬 방아냐, 아랫역 윗역 경상방아, 여주 이천 자차방아 김포, 통진 밀다리방아, 이 방아 저 방아 찧어도 에헤라 헛방아로다. 이어서 <후렴>을 받게 된다.

 

여섯 번째는 자진방아타령으로 진행방법은 위와 같이 선창자의 아니리가 나온 다음, 후렴구를 주고받은 뒤, 선창자의 메기는 본절이 나온다.

 

<후렴> 떴다, 떴다, 새새소리 떴다. 에 ~ 에헤요 에헤요. 에헤이에 에헤요. 어야 어허야 에 ~ 에리 떴다.

1. 떴다 떴다. 정월이라, 십오일에, 액맥이 연이 떴다. (후렴)

2. 떴다 떴다. 이월이라, 한식날에, 종달새 한 쌍이 떴다. (후렴)

 

일곱 번째는 <두 마디 소리>로 알려진 <자진 지경다지기> 소리이다.

<아니리>와 후렴이 나온 뒤, 1. 초지경과 재지경이 (이어차, 이어차) 2. 이렁저렁 다되었으니 이어차, 이어차)로 경쾌하게 진행되는데, 이 소리는 논농사에서도 쓰이는 <두 마디 소리>와 같다. 논농사에 쓰이는 1. 웃논에 메벼 심고 (이어차, 이어차), 2. 아랫 논에 찰벼 심고 (이어차, 이어차)로 받는데, 노랫말을 보면 이 노래가 논농사에 쓰이는 소리인가, 아니면 지경에 쓰이는가 하는 점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이다.

 

여덟 번째는 잦은 지경다지기 곧 외마디 소리이다. 그만큼 빠르게 진행된다는 뜻이다. 본절은 2~4글자로 다르지만, <후렴구>는 한결같이 <이어차>로 받는다.

1. 이 명당에 (이어차) 2. 대지명당 (이어차)3. 고대광실 (이어차)

4. 지을 적에 (이어차) 5. 이 명당에 (이어차) 6. 터를 닦아 (이어차)

빙빙 (이어차) 빙빙 (이어차) 이어차(이어차) 이어차(이어차)

 

마지막 순서는 뒷놀이로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놀이이다. 판굿(풍물놀이), 풍년가, 방아타령 등으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현대화되어 이제 집터 다지는 모습은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 노래들이 재현되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성남시와 문화원 가족들, 그리고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보존회> 여러분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