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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안양의 소리를 찾고, 지켜가는 안희진 명창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447]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성남의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에 이어 판교(板橋)지역의 <쌍용 거(巨)줄다리기> 이야기를 하였다. 판교(板橋)라는 지역 이름에서 판(板)은 널빤지, 교(橋)는 다리여서 <널다리>, 혹은 <너다리>, <느다리> <너더리> 등으로도 불렸다는 이야기, 판교가 도시화로 인해 전통적 민속놀이인 줄다리기의 복원을 위해 성남문화원과 농악 관계인사, 입주자 등 300여 명이 힘을 모아 재연에 성공하였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액운을 예방하고 마을 주민들이 화합하여 풍년을 기원하는 이 민속놀이는 성남시가 더더욱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를 기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담겨 있어 더욱더 친숙한 민속놀이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안양시에 전승되고 있는 토속소리와 그 지역에서 오랜 기간, 고유한 소리를 찾고, 또한 이를 정성스럽게, 그리고 올곧게 전승시켜 온 안양의 소리꾼, 안희진 명창을 만나 보도록 한다.

 

우리나라는 지방분권제가 자리를 잡아 가는 중이다. 안양시가 지역의 특징을 살리고 그로 인해 살기 좋은 도시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지역 사람들이 정치, 경제, 사회문제뿐 아니라 문화와 예술분야의 관심이 지대해야 함은 두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특히 지역의 전통문화야말로 해당 주민들의 공통적인 생활정서와 공동체 의식 등이 밑거름 되어 각종 봉사활동의 참여 의욕을 높이고 있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전통문화는 더더욱 지역을 사랑하며 봉사하는 정신을 공고히 할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지역의 특수성이나 독자성을 키우게 마련이다. 전통문화의 공감이 크기 때문이다.

 

 

안양시에는 해당 지역의 토속소리를 발굴하고, 이를 전승해 온 경기명창과 이러한 전통적인 소리를 지키고 보존하려는 단체가 활동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지난달 초에 공연되었던 <제4회 정기발표회- 테마가 있는 안양소리 여행->이라는 소리극 형태의 공연물은 시민들의 관심과 흥미를 제공해 주기에 충분했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안양소리’라는 고유성을 안고 있는 함축된 용어가 관심을 끌 뿐 아니라,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음악과 춤으로 무대에 올려 공감이 컸던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은 안양의 소리 보존에 앞장서고 있는 안희진 명창이 있어서 가능했다.

 

또한 그를 돕고, 함께 활동하고 있는 안양지부 국악협회 회원들, 그리고 청년예술단 <A-FRIENDS> 등이 함께해 왔기에 가능했다. 덧붙인다면 그 안양소리 여행은 안양시와 시의회, 안양문화원 등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관(官)과 민(民)의 합작품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날 공연에는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자주 만났던 탤런트 전원주, 이정성씨 등이 특별 출연하여 안양의 소리꾼들과 호흡을 맞추었다는 점도 볼거리였고, 중앙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진자, 이윤경 등, 경기명창들의 우정출연도 있어서 화려한 무대가 되었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욱 흥미를 끌었던 점은 이종걸(국회의원), 전풍식(안양문화원장), 구교선(새안양회장), 박복만(안양광역신문 대표) 등이 직접 출연하여 열연을 해 주었다는 점이다. 그만큼 지역의 유지들이 지역의 전통문화에 이해가 깊다는 점을 알려 주는 공연이었다.

 

여기서 잠시 안희진(1954년생)은 어떤 소리꾼인가? 알아보기로 한다.

 

안양에서 태어난 안희진은 어린 시절 눈병이 심하고, 몸이 허약해서 할머니를 따라 <삼막사>라는 절을 다녔다. 그 오가는 중간에 잠시 쉴 수 있는 쉼터가 바로 안양 채석장이었기에 그곳에서 돌을 캐고 운반하며 부르는 일꾼들의 노래를 자연스럽게 듣게 된 것이다. 그 소리가 좋아 후에는 그 소리를 듣기 위해 그곳에서 쉬게 되었고, 쉬는 동안 소리를 해 준 일꾼들과의 친분도 쌓은 어린이가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우연한 경험이 평생의 직업이 된 사람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적지 않게 보아오지 않았던가! 고등학생이 된 안희진은 안양시에서 노인잔치에 초대된 국악인들의 무대를 보고, 그 길로 국악의 길에 인생을 걸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당대 유명하다고 하는 명인들을 찾아 배움을 청했다. 이창배, 이명옥, 안비취 등에게 12잡가와 경기소리를 배우게 되었고, 그 후에는 경기도 예능보유자 임정란에게도 배웠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주된 관심은 안양의 전통소리를 찾고 그 소리들을 지켜가는 작업이었다. 그는 안양에 <안희진 국악연구원>을 열고 제자들을 지도하며 발표회도 열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옛 채석장 원로들로부터 채석장 소리를 비롯하여 활 쏘는 소리, 상여소리, 달고소리, 장타령 등 안양의 토속소리들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안양소리 복원사업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2000년 5월에는 <안양소리보존회>를 창단하여 그 소리의 맥을 잇고자 동분서주해왔다.

 

5년 전부터 정기발표회로 ‘테마가 있는 안양소리여행’를 무대에 올린 이래, 올해 제4회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것이다. 그동안 국립국악원을 비롯하여 경기도의 다른 시, 군의 초청 공연에 응하면서 안양의 소리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녀에게 <안양시민 대상>, <경기예술대상> 등이 돌아간 것은 그가 지역의 소리를 찾고, 올바르게 전승해 온 결과에 대한 시민들의 격려일 것이다.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