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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동안 가장 인기 있는 문학가 ‘나츠메 소세키’

[맛있는 일본 이야기 516]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눈을 뜨니 어젯밤 품고 잠들었던 카이로(懷爐, 품에 넣어 가슴ㆍ배 등을 따뜻하게 하는 난로)가 배 위에서 차갑게 식어 있었다. 유리창 넘어 하늘은 잿빛이고 창 넘어 내린 눈은 그대로였다. 목욕탕은 얼음이 꽁꽁 언 채 반질거렸다. 수도는 얼어붙어서 꼭지가 움직여지질 않는다. 방안이 너무 추워 발끝이 아플 지경이다. 글 좀 쓰려고 책상에 앉아 있으니 두 살배기 아들 녀석은 추위에 계속 칭얼대고 있다.”

 

 

이는 나츠메 소세키(夏目漱石)의 화로(火鉢, 히바치) 라는 작품 일부다. 원고지 6장짜리의 짧은 소설인 ‘화로’는 주인공이 나츠메 소세키를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메이지유신 1년 전인 1867년에 태어나 다이쇼(大正,1912~1926)기를 살다간 나츠메 소세키 때만 해도 방에 앉아서 발끝이 얼어버려 통증을 느낄 정도로 추웠다. 그런 서재에서 그는 글을 썼다. ‘화로’는 나츠메 소세키 당시 일본 가정의 겨울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집안의 지독한 추위가 ‘화로’를 탄생시킨 셈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도련님》 등으로 널리 알려진 나츠메 소세키는 메이지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일본 근대문학의 개척자로 2000년 〈아사히신문〉에서 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천 년 동안 가장 인기 있는 문학가' 1위에 뽑힌 바 있다. 특히 《도련님》은 도쿄 출신 주인공이 시골 학교로 부임하여 선생님을 골탕 먹이려는 학생들과 도덕성이 상실된 교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주제다. 이처럼 나츠메 소세키는 자신의 작품 속에 개인의 불안과 고독, 문명 비판, 인간성에 관한 끝없는 탐구 등을 그렸다.

 

흔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도련님》이라는 작품 속에는 근대화된 서구 문명 속에서 외로움과 신경쇠약으로 고통받던 청년 나츠메 소세키의 모습이 담겨 있다는 평이다. 1907년, 그는 〈아사히신문〉의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우미인초》 등 죽을 때까지 12년 동안 《문》, 《그 후》, 《행인》, 《마음》 등의 작품을 통해 번민하는 청년 지식인과 인간성 탐구를 주제로 집필에 몰두했다. 그러나 건강을 잘 챙기지 못한 탓인지 1916년 12월 9일, 위궤양으로 49살 나이에 숨졌다.

 

나츠메 소세키는 근대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순, 거기서 파생되는 인간의 불안감, 근대 문명 속에서 고립되어가는 인간의 속물근성과 이기주의 등을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묘사했다는 평을 듣고 있는 근대일본의 뛰어난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