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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약리도’, 잉어가 물살을 거슬러 용이 된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22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황하(黃河) 상류의 하진(河津)을 일명 용문이라 하는데, 흐름이 매우 빠른 폭포가 있어 고기들이 오를 수가 없다. 강과 바다의 큰 고기들이 용문 아래로 수없이 모여드나 오르지 못한다. 만일 오르면 용이 된다.(一名龍門, 水險不通, 魚鼈之屬莫能上. 江海大魚, 薄集龍門下數千, 不得上. 上則爲龍.)” 이는 《후한서(後漢書) 〈이응전(李膺傳)〉》에 나오는 ‘용문(龍門)’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 말에서 유래하여 ‘용문’은 과거에 급제함을 가리키게 되었고, 현대에도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여 출세의 문턱을 오르는 것을 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옛 화원들은 ‘용문’과 관련하여 잉어가 뛰어오르는 그림 곧 ‘약리도(躍鯉圖)’와 잉어가 용으로 변하는 그림 곧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를 그렸고, 그런 그림이 인기를 누렸습니다. 날개 없는 물고기가 그저 무작정 폭포 위로 뛰어오릅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도 누가 그렸는지 알 수 없는 <약리도> 한 점이 있지요. 물론 잉어가 뛰어오르는 것을 ’회귀본능‘이라고 해버리면 단순한 과학상식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등용문(登龍門)‘ 같은 의미를 붙여주고 이야기를 엮으면 예술이 됩니다.

 

 

다만 요즘 한국의 실정을 보면 용문에 오르는 것도 흙수저는 불가능하고 금수저여야만 가능하다는 자조도 흘러나옵니다. 고액과외를 받는 부잣집 아이들만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거쳐 명문대에 입학하고 미래를 보장받는 사회가 되었다고 말이죠. 따라서 이제 ’약리도‘나 ’어변성룡도’를 그리는 화가도 없고, 이런 그림이 인기를 누리는 세상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