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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맛있는 일본이야기 525]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이는 윤동주 시인의 ‘쉽게 쓰인 시’ 가운데 일부다. 지난 1월 26일 일본 아사히신문(朝日新聞) 텐세이진고(天声人語) 칼럼에는 윤동주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칼럼에서는 도쿄 이케부크로에 있는 릿쿄대학 캠퍼스에 이 시가 한글로 걸려있다고 서두를 꺼내고 있다.

 

그리고는 윤동주 시인이 1942년 릿쿄대학에 유학했으며 한글로 시를 쓴다는 이유로 교토에서 잡혀 들어가 치안유지법 위반이라는 죄명으로 1945년 2월 16일 27살의 나이로 옥사(獄死)했다고 쓰고 있다. 일본신문 칼럼에서 윤동주 시인을 다뤄주는 일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더욱이 이 칼럼에서는 해마다 일본에서 윤동주 시인의 추도회를 이끌고 있는 야나기하라 야스코 씨((楊原泰子, 74)를 소개하면서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지만 윤동주 시를 사랑하는 한일간의 시민들은 여전히 모임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칼럼은 “윤동주 시인은 우리들을(한일시민들) 따뜻하게 연결해주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야나기하라 씨의 말도 함께 전했다.

 

그러면서 칼럼은 “(일본)내에 떠도는 한국인 경멸의 표현, 거기에 비난의 응수”를 경계하면서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들이 4분의 3으로 줄었다.”고 했다. 이어 친한파 시인인 이바라기 노리코(茨木のりこ) 씨가 소개한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行く言葉が美しくてこそ返る言葉も美しい)’라는 한국 속담으로 끝을 맺고 있다. 여기서 ‘가는 말’은 일본인이 한국인에 대한 말이요, 일본인이 고운 말을 써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한 자신(적어도 칼럼을 쓴 사람)들의 마음을 한국인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말을 윤동주 시인을 추도하는 일본인들의 마음에 얹어 표현하고 있다.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의 칼럼 제목인 텐세이진고(天声人語)는 1904년부터 시작된 칼럼으로 올해로 116년을 맞이하는 역사 깊은 고정란이다. 신문 1면 하단을 장식하는 이 칼럼은 문체도 평이하고 다루는 내용도 인간냄새 풍기는 내용이 많아 일본인은 물론이고 외국어로서 일본어를 접하는 사람들의 교재로도 널리 익히는 칼럼이다. 필자 역시 텐세이진고(天声人語)를 일본어 시사(時事) 시간에 활용했던 기억이 새롭다. 모쪼록 쥐띠 해는 한일 간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늘 말이 고운’ 한 해의 시작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