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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정월대보름 세시풍속, 월견상극ㆍ개보름쇠기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27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내일은 우리 겨레 또 하나의 명절 정월대보름입니다. 정월대보름엔 초저녁 뒷동산에 올라가서 달맞이를 하는데, 떠오르는 달의 모양, 크기, 출렁거림, 높낮이 등으로 한해 농사를 점치기도 했습니다. 또 대보름날 밤 달집태우기도 하는데, 짚이나 솔가지 등을 모아 언덕이나 산 위에 쌓아 놓은 다음 소원을 쓴 종이를 매달고, 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 불을 지릅니다. 피어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달맞이를 하고, 쥐불놀이와 더불어 이웃마을과 횃불싸움을 하기도 하지요.

 

정월 대보름의 세시풍속 가운데 ‘월견상극(月犬相剋)’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이는 달과 개는 상극이란 생각에서 나온 것인데 정월 대보름날에 개에게 온종일 밥을 주지 않거나 혹은 저녁밥 한 끼만 주지 않습니다. 개에게 밥을 먹이면 달의 정기를 먹게 되는 것으로 생각했지요. 여자의 본질인 음력의 에너지원은 달이어서 개에게 밥을 주는 여자는 개에게 자기의 음력을 도둑질시키는 것으로 본 때문입니다. 월식도 옛사람들은 개가 먹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요.

 

 

또 다른 대보름 풍속으로 “개보름쇠기”도 있습니다. 조선 후기 유득공(柳得恭)[1749~1807]이 펴낸 《경도잡지(京都雜志)》에, “이날만은 개에게 밥을 먹이지 않는다. 개에게 먹을 것을 주면 파리가 많이 꾀고 마른다고 한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개보름쇠기는 한 해의 시작인 정초에 개가 병들지 않고 건강하라는 주술적 의미에서 비롯된 것인데 온종일 개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다가 달이 뜨면 그때야 “개 비리 씰자. 개 비리 씰자.”라고 하면서 빗자루로 개의 등을 쓸어내린 뒤에 밥을 줍니다. 이때 먹는 밥을 ‘더우밥’이라고 하며, “내 더우 너 먹어라” 하며 개에게 한 번 먹이고 자기도 한 번 먹기를 반복하지요. 이는 개가 사람보다 더위를 잘 이기기 때문이기도 한데, 같이 먹는 것은 한 식구로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