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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경칩, 기지개 켜는 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28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개구리가

칩거 생활에서

풀려나며

파안대소하네

 

반기룡 시인의 “경칩”이라는 제목의 시입니다.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셋째 ‘경칩(驚蟄)’이지요. 원래 이름은 중국 역사서 《한서(漢書)》에 열 계(啓) 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 자를 써서 ‘계칩(啓蟄)’이라고 했었는데 뒤에 한나라 6대 황제인 경제(景帝, BC 157~141)의 휘(諱, 곧 이름)에 '啓'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어 이것을 피하려고 비슷한 뜻의 '驚(경)'으로 바꾸었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겨울잠 자던 동물은 음력 정월에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경칩에 해당하며, 음력 9월에는 겨울잠을 자기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입동(立冬)에 해당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기(禮記)》 「월령(月令)」에는 “이월에는 식물의 싹을 보호하고 어린 동물을 기르며 고아들을 보살펴 기른다.”라고 되어 있지요. 이는 경칩이 만물이 생동하는 시기이므로 이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때임을 뜻합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임금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해일(亥日)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 행하도록 정하였으며,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성종실록(成宗實錄)》에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라고 기록되어 우수와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리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임을 얘기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