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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논개의 붉은 마음과 수주 변영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34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거룩한 분노는 / 종교보다도 깊고 / 불붙는 정열은 / 사랑보다도 강하다 /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 그 물결 위에 /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 그 마음 흘러라 /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 높게 흔들리우며 /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 '죽음'을 입맞추었네! /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 그 물결 위에 /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 그 마음 흘러라 / 흐르는 강물은 / 길이길이 푸르리니 / 그대의 꽃다운 혼 / 어이 아니 붉으랴 / 아! 강낭콩꽃보다 더 푸른 / 그 물결 위에 / 양귀비꽃보다 더 붉은 / 그 마음 흘러라"

 

 

‘일제강점기의 지식인 가운데 지조를 지킨 몇 안 되는 문인’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일제의 탄압에도 굽히지 않고 민족의 저항정신을 노래한 시인 수주(樹州) 변영로(卞榮魯) 선생의 시 ‘논개’입니다. 권웅 시인은 “논개가 간 지 3백여 년이 지난 뒤에 한 시인이 문득 남강의 푸른 물결 위에 떠서 흐르는 그녀의 빨간 마음을 본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선생의 시풍은 민족애와 서정성이 짙고, 섬세한 시어를 구사했으며, 상징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많은 평론가가 앞다투어 얘기했지요.

 

선생은 어린이 잡지 《새벗》 3월호에 <내가 겪은 3·1운동> “골방에서 독립선언서를 타이프치던 일”이라는 제목으로 당시를 회고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 글의 내용에서 선생의 형이 뒤친(번역) ’3·1독립선언서‘ 10장을 YMCA 부총무실에서 며칠에 걸쳐 촛불을 켜놓고 숨죽여 타자하여 종교예배당의 미국인 쩌다인 목사를 통해 나라 밖에 보낸 사실을 얘기합니다. 오늘은 변영로 선생이 태어난 날, 시 ’논개‘를 읽으면서 양귀비꽃보다 더 붉은 논개의 마음과 선생의 민족 저항정신을 생겨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