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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왕버드나무 한그루가 15년 지기 친구인 사진가 '이기완'

이기완사진전, 느린나무 part – 2'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인간은 언제나 자연 안에서 자연을 동경해 오면서 자연에 대해 질문하고 자연을 통해 답을 얻고 그 답을 통해 자신을 치유해 왔다. 그러면서 자연과의 추억을 기억하며, 행복을 경험해 왔다.

 

인간은 자연을 통해 얻은 경험을 미적으로 표현해 왔다.

이처럼 자연은 인간의 예술적 창작 활동의 원천이 되어 왔고 자연은 미적 표현의 여러 가지 시각적 고민과 다양한 표현의 첫 번째 소재가 되어 왔다.

 

자연이 자연스럽지 않고 자유스럽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는 자연이 아니다. 복잡성을 진화시키고, 문명을 건설하고, 우리의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겠지만 사람의 지나친 관심과 소유로 자연이 변화할 때 자연은 자연이 아닌 게 되는 것이다. 자연은 스스로 자유로울 때 자연스러움이고 그 풍경을 통해 인간이 바라보는 미적 아름다움의 자연스러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눈으로 본 자연의 모습들은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출발하여 각각의 소재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교감으로 인간 사이에서 보지 못하는 내면의 깊숙한 교감을 느끼고 접하게 된다.

 

 

여기, 예당저수지 물가에 왕버드나무 한그루가 있다. 이 왕버드나무의 15년 지기 친구가 사진가 이기완이다. 그의 나이 스물네 살 어느 날 이기완은 왕버드나무와 첫 만남을 갖는다.

 

작가는 스스로 생각에서 한그루의 왕버드나무를 통해 발견되는 개념으로 유기적 형태로 반영된 자연의 질서를 말하는데 이는 자연에 간섭 없는 관찰에서 비롯한다. 작가는 왕버드나무의 15년간의 성장과 계절별 변화를 관찰하며, 구름과 바람과도 친구이기도 한 왕버드나무의 움직임, 물의 움직임, 구름의 움직임이 함께 관찰되고 있다. 이 관찰의 창의적인 결과는 관계 맺음의 즐거움이며 동시대 미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결과물이 아닌 과정의 기록으로 표현된다. 현대 미술의 경향은 예술가 자신의 독창성과 창조성을 중시하며 자신만의 개성과 독특한 표현에 따라 다양한 창조 활동으로 심미적 가치를 추구하려는 예술가의 활동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처럼 관찰할 때 다수의 이해를 얻기는 어렵겠지만 작가만의 식별할 수 있는 코드와 유기적 표현구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연계와 인간의 영혼을 끊임없이 경외하고, 놀라게 하고, 영감을 주는 그 고유의 능력은 이러한 놀라운 예술작품을 통해 번역되는 과정에서 작가 이기완은 자연 일부분인 인간으로서 존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하는 본능적 의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 욕망은 외적 표현이 아닌 내면적 표현으로 뻗어 나가 자연계와 관계로 확대되는 반면, 그것은 또한 풍경과 대화를 향해 안쪽표현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내적 형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개념화하고 있다.

 

서양의 기계예술인 사진술의 영향을 받은 한국사진은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만의 사진의 경향을 확립해 왔겠지만, 이 본질적 표현 스타일은 큰 맥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기완은 동시대의 가치를 반영하면서 적응하는 동시에 친구이자 한 그루의 나무에 불과한 왕버드나무와 관계하며 대화하며 그만의 표현미학에도 충실히 하고 있다. 동시대 사진표현에 있어서 불편한 질문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만의 대안을 ‘느린나무’로 답하고 있다.  박이찬 (사진매체 편집자)

 

2020. 5.30~6.16  사진공간 배다리 2관 차이나타운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