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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를 사랑하는 일본인들, ’시낭송회‘ 연다

9월 26일 도쿄에서, ‘시인 윤동주와 시를 읽는 모임 주최
[맛있는 일본 이야기 568]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초 한 자루

 

                                 윤동주

 

내 방에 풍긴 향내를 맡는다.

 

광명의 제단(祭壇)이 무너지기 전

나는 깨끗한 제물(祭物)을 보았다.

 

염소의 갈비뼈 같은 그의 몸,

그의 생명인 심지(心志)까지

백옥 같은 눈물과 피를 흘려

불살려 버린다.

 

그러고도 책상머리에 아롱거리며

선녀처럼 촛불은 춤을 춘다.

 

매를 본 꿩이 도망하듯이

암흑이 창구멍으로 도망한

나의 방에 풍긴

제물(祭物)의 위대한 향내를 맛보노라.

 

                             1934년 12월 24일

 

 

한 자루의 촛불이 자신을 사르며 주변을 밝히는 모습을 시인 윤동주는 그렇게 노래했다. 윤동주의 대표적인 시 ‘서시’는 잘 알려졌지만 ‘초 한 자루’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는 일본인들은 ‘시인 윤동주와 시를 읽는 모임(詩人尹東柱と詩を読む会)을 통해 이번 9월 26일(토) 도쿄에서 ’시낭송회‘를 연다. 물론 ’코로나19‘로 비대면 낭송회다.

 

이번 낭송회의 주제인 ‘초 한 자루’ 시는 마츠오카 미도리(松岡みどり)씨를 포함한 일본인 5명이 일본어로 1연(1連)씩 낭송할 예정이며, 한국인은 한창희 씨를 비롯한 5명이 한국어로 1연씩 낭송한다. 그리고 ‘초 한 자루’를 읽은 소감과 윤동주 시인에 대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며 각자의 시낭송을 마치면 ‘서시’를 함께 낭송하는 것으로 이날 비대면 시낭송회는 마무리된다.

 

이러한 소식은 일본에서 윤동주 시인을 수십 년 동안 알려 온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 모임(詩人尹東柱を記念する立教の会)’의 야나기하라 야스코 (楊原泰子) 대표가 전해왔다. 야나기하라 대표는 ‘2020 윤동주의 시를 읽은 지구인’에 수록할 시낭송 모임을 9월 26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ZOOM 동영상을 통해 1시간 정도 진행할 예정이며 기자에게도 당일 ZOOM으로 참석해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아울러 다음 모임은 11월 14일(토) 오후 3시부터 역시 비대면 동영상 시낭송회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야나기하라 야스코 대표는 윤동주 시인을 통한 한일 양국의 친선과 우정을 쌓아 나가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분이다. 그런 뜻에서 “지금이야말로 한일관계 개선을(いまこそ日韓関係の改善を)” 이란 주제로 아베 수상 퇴진 이후의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양심있는 일본쪽 지식인들의 움직임에 대한 소식도 함께 전해왔다.

 

서명자들을 보면, 야나기하라 야스코 씨를 포함하여 동경대 명예교수인 와다하루키(和田春樹) 교수 등의 이름도 보인다. 와다하루키 교수는 동경대 명예교수로 지난해(2019) 12월 10일 방한하여 <3.1운동 정신 확산 학술포럼- 3,1운동 정신과 동아시아 평화-> 학술포럼에 참석한 바 있으며 《한국병합 110년 후의 진실 – 조약에 의한 병합이라는 기만-》이란 책을 통해 일제국주의의 한국 침략을 명확한 자료를 통해 비판하고 있는 분이다.

 

윤동주 시인은 가고 없지만, 그의 작품을 통해 그가 추구한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는 일본인들이야말로 일본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일본의 희망’ 그 자체라 믿고 싶다.

 

* <지금이야말로 한일관계 개선을(いまこそ日韓関係の改善を) 일본 모임> 누리집:

https://peace3appeal.jimdofree.com/

* <와다하루키 동경대 명예교수 방한 기사> 읽기

* <윤동주 시인을 널리 알리고 있는 야나기하라 야스코 대표 기사>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