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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백성에게 시간을 나눠준 세종의 오목해시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48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무엇을 하든 간에 / 때를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없겠거늘 / 밤에는 물시계(자격루)가 있지만 / 낮에는 알 길이 없더니 / 구리를 부어 기구를 만드니 / 형체는 가마솥과 같고 / 반경에 둥근 틀을 설치하여 / 남과 북이 마주하게 하였다 / (가운데 줄임) / 동물신의 몸을 그리기는 / 글자 모르는 백성 때문이요 / 각과 분이 또렷한 것은 / 햇볕이 통하기 때문이요 / 길가에 두는 것은 / 구경꾼이 모이는 때문이니 / 이제 비로소 / 백성이 일을 시작할 것을 알게 되리라”

 

이는 세종 때 오목해시계를 만들고 기록했던 김돈이 오목해시계를 만든 의의를 살피고 그 기쁨을 노래한 글입니다. 그 당시 시간을 측정하고 알리는 것은 임금 고유 권한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세종은 오목해시계를 만들어 누구나 볼 수 있게 사람들이 많이 다니던 혜정교(현재 교보문고와 광화문우체국 사이에 있던 다리) 길가에 세우고 시간을 백성들이 스스로 알 수 있게끔 나눠 주었지요. 그것도 한자 모르는 백성과 어린아이까지 배려한 것으로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기 9년 전에 글자를 모르는 백성을 위해 만든 훈민정음에 버금가는 값어치를 지닌 시계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때 양반들만 알던 한자로 써놓으면 일반 백성에겐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을 묘시(卯時) 곧 새벽 5-7시는 토끼, 진시(辰時) 곧 7~9시는 용, 사시(巳時) 곧 9~11시는 뱀, 오시(午時) 곧 11~1시는 말, 미시(未時) 곧 낮 1~3시는 양, 신시(申時) 곧 3~5시는 원숭이, 유시(酉時) 곧 저녁 5~7시는 닭 그림으로 표시해 놓은 것이지요. 그런데 요즘 복원했다는 대다수 오목해시계에는 이런 그림이 있지 않아 원래 세종의 뜻이 살려 있지 못합니다. 세종대왕은 자신의 권력을 백성에게 나눠준 정말 위대한 임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