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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연말연시 풍습은?

[맛있는 일본이야기 579]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경자년(庚子年)은 참으로 피곤하기 짝이 없는 한해였다. 쥐띠해가 저물어가는 마당에 쥐가 옮긴 전염병으로 알려진 중세 유럽의 흑사병(페스트)이 떠오른다. 인류 역사상 큰 재앙이었던 흑사병은 1347년부터 1351년 사이, 약 3년 동안 2천만 명에 가까운 희생자를 냈다. 올해 유행한 ‘코로나19’도 인류를 위협하고 있어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 고통이 끝은 어디인가?

 

일본도 올 한해 코로나19로 올림픽마저 연기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 맞이하는 연말이라 예년과 같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연말 분위기라고 하면 시메카자리(금줄, 注連飾り)를 빼놓을 수 없다. 시메카자리는 연말에 집 대문에 걸어두는 장식으로 짚을 꼬아 만든 줄에 흰 종이를 끼워 만드는데 요즈음은 편의점 따위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이러한 장식은 농사의 신(稻作信仰)을 받드는 의식에서 유래한 것인데 풍년을 기원하고 나쁜 액운을 멀리하려는 뜻으로 신도(神道)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도 있고 한편으로는 일본의 나라신(國神)인 천조대신(天照大神)과 관련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시메카자리는 전염병 같은 액운을 막아준다는 믿음이 있는 만큼 새해 신축년(辛丑年)에는 코로나19가 말끔히 걷히길 바랄 뿐이다.

 

일본에는 시메카자리 말고도 연말에 오오소우지(大掃除, 대청소)를 하고 도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 해넘이 국수)를 먹는 풍습이 있다. 그런가 하면 새해에는 집이나 상가 앞에 카도마츠(소나무장식, 門松)를 세워 나쁜 잡귀를 물리치고 복을 기원한다. 12월 말에 대문에 매달아두는 시메카자리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1월 7일 이후에 치우는 게 보통이다. 관서지방에서는 1월 15일에 치우고, 미에현(三重縣 伊勢志摩) 같은 지방에서는 1년 내내 장식하는 곳도 있는 등 곳에 따라 곳에 따라 차이가 있다.

 

 

시메카자리나 카도마츠의 설치와 치우기는 가능하면 지정된 날에 맞추는 게 좋으며 이를 어기면 복이 반감된다고 믿는다. 카도마츠는 일본의 고전 작품인 즈레즈레구사 (徒然草, 1330년)에 “큰길에 카도마츠가 서 있어 화려한 분위기다.”라고 쓰여 있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풍습이다.

 

그런가 하면 새해 초에 “카가미모치(鏡餠)”를 장식하는 풍습도 있다. 카가미모치란 한자에서 보듯이 ‘거울떡’이다. 거울은 예부터 일본에서 삼종의 신기(三種の神器)라고 해서 신성시하던 물건인데 이러한 둥근 거울이 오늘날은 떡으로 변형되어 눈사람 모양의 찹쌀떡을 정초 집안의 중요한 곳에 장식하는 풍습으로 정착된 것이다.

 

서양의 성탄 장식이나 일본의 여러 장식은 결국 신을 기쁘게 하고 거기서 인간의 행복과 즐거움을 얻고자 하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쯤 일본의 편의점이나 쇼핑센터, 백화점 등에서는 시메카자리, 카도마츠, 카가미모치 같은 연말연시 장식품을 파느라 분주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올해는 택배 주문도 늘어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