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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30년 이어온 <한국음악무용예술단> L.A음악센터 중심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04]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한국음악무용예술단>이 L.A와 그 이웃 지역에도 전속 예술단체가 되어 그동안 3,000개 이상의 학교에서 5,000회 이상의 방문 공연하였다는 이야기와 학교의 선생님들이 ‘경이로운(wonderful)’, ‘최고로 멋진(awesome)’, ‘아름다운(beautiful)’, ‘매혹적인 (mesmerized)’, ‘최고로 즐거운(really enjoyed)’ 등으로 평가해 줄 때, 김동석 교수는 보람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주에는 L.A 음악센터에 소속되어 있는 <한국음악무용예술단>이 어떻게 그토록 긴 시간을 학교방문 교육에 동참해 올 수 있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해 본다.

 

김동석의 학교방문 공연수업은 한국의 역사 이야기로 시작해서 국악기 연주와 무용 등을 선보인 다음, 한국말 몇 마디 가르쳐 주는 것으로 진행한다. 처음에는 낯설기만 한 동양의 한 작은 나라, 코리아의 음악과 춤을 감상하는 시간이려니 해서 학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러나 공연이 진행됨에 따라 학생들의 반응은 점차 달아오르기 시작하다가 이내 ‘원더풀’을 연호하며, 공연이 끝나면 사인을 해달라고 줄을 서기 시작한다. 이러한 공연 수업이야말로 한국을 미국 속에 심는 매우 의미 있고, 보람 있는 과정이라는 생각에 젖게 되는 것이다. 그의 경험담 한 토막이다.

 

“일주일 전에는 세리토스의 한 초등학교에 초청 공연계획이 2회 잡혀 있었어요. 정해진 시간에 갔는데도, 교장선생님이나 교사들의 반응이 밝지가 않고, 시큰둥한 표정이더라고요. 그래도 모르는 척하면서 재미있게 첫 강의를 마쳤어요. 학생들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니 그때야 교장도, 교사의 반응도 싹 바뀌는 거예요. 그 학교에는 한인 학생들이 많은 편이지요. 다 무대에 올라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감사합니다’와 ‘안녕하세요’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게 했어요. 모든 학생이 따라 하니까, 한인 학생들이 뿌듯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더군요.”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말리부에 있는 한 초등학교였는데, 그 학교에는 한국인 학생이 딱 2명 있었어요. 춤과 국악을 보여주면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통해 <코리아>를 학생들의 머릿속에 심어주고 왔는데, 나중에 그 학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공연팀이 다녀간 이후, 한인 학생 2명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겁니다.

 

그동안은 주눅이 들어 있었는지, 말도 잘 하지 않고, 친구도 없었는데, 한국 공연을 본 다음, 다른 아이들이 관심을 보여주면서 ‘코리안’이라는 자부심을 되찾은 것 같다는 거예요. 공부나 놀이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그래서 제가 한국에서는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해 학생들을 즐겁게 해 준다는 말을 전해 주었고, 이 말을 들은 교장 선생님은 바로 그 학교에 한국의 전통을 딴 ‘어린이날’을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초, 중등학교의 학생들이나 교사들과는 달리, 한인 사회는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없어 다소 실망을 하게 되는 예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먼저 아끼고 선양해야 다른 민족들도 우리를 그만큼 이해해 주고 존중해 주는 법인데 말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70~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가 교회에서 가야금 연주하려고 하면 ‘샤머니즘’이니, ‘불교음악’이니 하면서 공연을 못 하게 할 정도였어요. 피아노,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와 가야금, 장고를 칠 때의 시각이 달라요. 그러나 국악공연을 보고 난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을 다시 생각해요. 한인 친구들을 대하는 방식도 달라지고요. 그런 고유의 전통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다음부터는 그 민족을 존중하는 마음이 생기는 거죠.”

 

음악센터 교육국(music center education department)에서 만들어 각 학교에 보낸 활동 내용에는 학생들에게 소개해 줄 자료집, 음반, 비디오, 책자들이 포함된다. 이러한 자료들은 방문 공연을 할 때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안내서이다.

 

 

가령 오늘 수업시간에 감상했던 악기 이름을 기억할 수 있는가? 그 가운데 장고는 어떻게 연주하고, 가야금은 어떠한 소리를 냈는지 발표해 보자, 또는 오늘의 공연을 얼마만큼 즐겼는가? 하는 점도 솔직하게 표시를 하게 되어 있다. 학생들은 그룹별로 토의해서 그 내용을 하나의 종합 의견서로 만들게 되는데, 오늘 보고 느낀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기도 하고, 또는 집에 가서 오늘 감상한 느낌을 부모님에게 설명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을 서양 박자와 한국 정간보로 비교해 보는 내용이나, 전통음악에서 8음(八音)이란 무엇이고, 이를 서양의 오케스트라와 비교한다면 어떤 악기들이 있는가? 오늘의 공연을 보고 좋았던 점이나, 이해하지 못한 점, 더 알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하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한다. 공연내용과는 별도로 한국의 총면적이나, 그 크기가 미국의 어떤 주와 비슷한가? 더 나아가 6, 25전쟁과 남북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하는 점도 이야기 해준다.

 

교사들의 평가서에는 교육적인 가치, 만족도, 짜임새, 소통의 정도, 다른 학교에 추천 가능성, 그리고 이와 함께 교재의 사용 여부, 내용의 적절성, 공연단의 공연시간, 기타 수업과 관련해서 바라는 점, 등 매우 구체적으로 평가한다. 그럼에도 L.A 음악센터 내에서 동 예술단의 존재는 우뚝하다. 거의 만점에 가까운 평가와 긍정적인 반응으로 30년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김동석 교수의 역할이 실로 자랑스럽기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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