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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김동석, UCLA 민족음악대학서 한국음악 강의

[서한범 우리음악 이야기 510]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Don Kim이 한국어 공중파 방송인 <라디오 코리아>와 <라디오 서울>에서 30여 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진행함으로 한인 교포들이 우리음악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주에는 그가 UCLA 교수가 되어 미국의 주류 학생들과 전 세계에서 유학 온 젊은이들에게 한국 전통음악을 강의해 온 이야기를 시작한다. UCLA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있는 대학이라는 말로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의 첫 글자만을 딴 이름이다.

 

UCLA의 음악대학은 세 종류의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악기나 성악, 작곡, 지휘과를 전공하는 음악대학(Music Department)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 각지의 민족들이 지닌 음악을 연구하는 민족음악대학 (Ethnomusicology Department)이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음악의 학문화를 연구하는 음악학(Musicology Department)분야다. 특히, 민족음악대학은 1960년대 중반에 Dr. Hood(인도네시아음악 전공)에 의해 창설되었다고 하는데, 이 안에는 한국음악을 비롯하여 일본음악, 중국음악, 아랍음악, 미국의 재즈, 멕시코음악, 서아프리카음악, 유럽 발칸음악, 쿠바 흑인음악, 인도네시아음악 등등 10개 학과가 포함되어 있다.

 

 

이 민족음악대학에서 한국음악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말이다. 국악고교 출신인 대금 전공의 이동엽이 대금, 소금을 가르치면서 비롯된다. 당시 이동엽은 피리의 이동형, 해금의 박헌린 등과 함께 <아리랑 가무단>의 반주진으로 순회여행에 참여하였으나, 뜻하지 않게 동 가무단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해체되면서 귀국하지 않고 LA에 정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우연하게도 UCLA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의 주전공분야인 대금과 일부 악기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다.

 

극히 소규모이긴 하나, UCLA 민족음악대학에서 한국의 전통악기를 소개하고 연주할 수 있는 악곡들을 가르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 뒤 초빙교수로 김동석이 임명되면서 한국음악과는 대대적으로 재편성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말이다.

 

“저는 무엇보다도 한국음악과 안의 교과목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가야금만 해도 난이도에 따라, 또는 음악의 장르에 따라 단일 과목으로는 학생들의 욕구를 채울 수가 없어서 각각의 특징있는 과목을 확충하기로 했어요. 예를 들면 가야금의 경우, 종전에는 단일 과목으로 지도해 오던 것을 4과목으로 확충하였고, 거문고의 경우는 2과목, 그 외에 대금 2과목, 소금 2과목, 해금 3과목, 단소 2과목, 장고, 북을 활용한 사물놀이 2과목, 전통무용 2과목, 등등 모두 21개 과목으로 늘렸습니다.

 

그리고 이론 강의를 통해 다수 학생이 본격적으로 우리음악의 특징적인 멋을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하기도 했지요. 한국음악의 교과 과정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면서 학생들의 반응도 더욱 좋아졌고, 활발해지면서 한국의 전통악기와 음악 수업이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안 있어 저는 초빙교수가 아닌 전임교수가 되면서 한국음악학과에서 마련한 교과목들은 학사, 석사, 박사과정의 민족음악 과정의 전공자들은 물론이고, UCLA에 재학하고 있는 모든 학과 학생들이 교양과목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마련했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미국 내의 대부분 대학은 거의 비슷한 학점 제도로 운영되고 있지만, UCLA에서는 모든 학생이 기초학과(Lower units) 60학점과 연구학과(Upper units) 60학점을 취득해야 졸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음악을 택하는 학생들은 이 두 종류의 학점, 곧 기초와 연구를 다 택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한번 수강을 시작한 학생들은 최대 3년까지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UCLA는 쿼터제로서 여름 학기를 제외한 3학기 수업을 하는데, 매 학기 250명~300명의 학생이 등록, 최대 900여 명의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문을 확대해 놓아서 민족음악대학 내에서는 가장 많은 학생이 수강하는 학과가 되었습니다. 제가 부임하고 얼마 안 되어 1990년 말, 일본 음악학과는 수강 학생의 미달로 폐과가 되었으나 한국음악과는 많은 학생으로 붐비고 있어서 학교에서는 아미(army)군단이라는 별명도 붙여졌습니다.”

 

 

이렇게 기초나 연구학점이 늘어나고 확대됨에 따라 분야별 전공 또한 다양해서 가야금 강사에는 조은정과 김지선, 거문고는 고승현, 대금과 소금은 이우택, 그리고 무용 강사에는 김민정과 최은아, 등 각 분야의 젊은 강사들을 선발하여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UCLA 민족음악대학은 세계적으로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데, 매년 5월이 되면 그동안 배운 기량을 학교와 일반 학회에 공개 연주를 한다. 이 연주회를 통해서 학생들은 물론, 한국이나 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국악인도 초빙되어 연주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어 왔던 것이다.

 

특히, ‘청소년을 위한 UCLA 한국음악과 여름학교’는 1주일 동안 학교 기숙사에 거주 하면서 2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어 많은 학생이 선호하고 있으며 한국음악과 수강생들로 이루어진 연주단은 교포사회를 위한 연주회나, 코리안 퍼레이드, 할리웃 퍼레이드 등등, 인근 소(小)도시의 문화 행사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많은 행사에 참여하여 UCLA 한국음악과 이름을 널리 알려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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