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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UCLA의 한국음악과, 폐과 위기에 서다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11]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김동석이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교수로 부임, 미국 및 전 세계에서 유학 온 젊은이들에게 한국 전통음악을 강의해 왔다고 이야기하였다. 특히 UCLA 민족음악대학에는 한국음악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아랍, 미국의 재즈, 멕시코, 서아프리카, 유럽 발칸음악, 쿠바 흑인음악, 인도네시아 음악 등등 10개 학과가 포함되어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일본음악학과는 수강생 미달로 폐과가 되었으나 한국음악학과는 매 학기 250명~300명의 많은 학생이 붐비고 있어 아미(army)군단이라는 별명도 붙여졌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이렇게 활발하던 UCLA 한국음악과가 운영상 위기가 닥친 것이다. 2004년도에 들어서면서 주정부의 대학 예산이 삭감되었고, 그 여파로 <한국 음악과>는 기부금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면 폐과의 운명을 맞게 된 것이다. 물론 UCLA는 주립 대학이지만, 모든 대학이 그렇듯이 주 예산안은 25%에 불과하고 나머지 운영자금은 대부분이 기부금에 의존해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기부금을 많이 확보해 오는 총장은 능력이 인정되어 그 직위를 오래도록 이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총장들은 고전을 면치 못 하는 실정이었다. UCLA 내에 인도음악과는 미국계 인도인 사업가들이 백만 달러(한화 약 11억)씩 몇 차례나 기부금을 받았고, 중국을 비롯한 유럽이나 인도네시아 음악과도 거액의 기금을 받아 탄탄한 재정을 자랑하고 있지만, 한국음악과의 경우는 단돈 몇만 원의 기부금도 받아 본 일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다.

 

 

김동석 교수의 말을 들어본다.

 

“학교 측의 처지에서 한국음악학과를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13만 달러(한화 약 1억 4천만 원)의 기부금을 확보하거나, 일시금으로 2백만 달러(한화 약 22억 원)의 기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국음악과가 매우 활발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충분히 인정하고 있지만, 그동안 모아 놓은 기금이 없어 몹시 안타깝게 생각해 왔어요. 어찌할 방법이 없어 저와 학생들이 나섰지요. 당시 나는 교포가 운영하는 라디오 코리아(사장-이장희)에서 국악방송을 담당하고 있었기에 방송국의 도움으로 기금모금 방송을 시작했지요.

 

고맙게도 교포들의 호응으로 7만여 달러(한화 약 7,700만 원)의 기금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거액의 기금을 대주겠노라고 큰소리치며 한국일보와 여러 매체에 이름만 내놓고, 끝내 한 푼도 내지 않은 기부자들도 하나둘이 아니더라구요.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우연하게도 <연합통신사> 미주 기자와의 인터뷰 내용이 기사화되었는데, 그 내용이 본국에서 보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을 접하게 된 부산의 <서전학원> 조용문 원장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당시 국회 부의장이었던 이윤성 의원의 도움을 받아 부산의 조용문 회장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고맙게도 그는 매년 5만 달러( 한화 약 5,500만 원)씩 10년 동안 기금을 보내 주겠다는 약속을 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장의 폐과 위기는 면할 수 있게 되었고 무사히 개강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김동석 교수는 여기에 만족할 수 없었다. 절반의 기금을 더 확보해야 하기때문에 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던 것이다. UCLA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한국음악과> 돕기 홈 콘서트를 활발하게 열었으며 UKV(United Korean Voice)학생회 조직도 활동했으나 한계가 있었다. 특히 해마다 1~2월, UCLA와 한국의 <전통음악학회>가 공동으로《Korean Music Symposium》을 개최하면서 특강과 공연을 위해 참석하는 사람들이 공연을 통한 기금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와는 별도로 김동석 교수는 매년 한국을 방문해서 국회나, 정부 부처의 관련 기관, 등 여러 곳의 여러 사람을 찾아가 만나고,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그들의 다짐이나 약속은 모두 물거품이란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서 매우 섭섭했다고 실토한 바 있다. 당시 한국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김동석 교수는 교포를 대표해서 UCLA 한국음악과의 역할이나 처해진 상황과 사정을 이야기하고, 정부 차원에서 기금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즉답을 피하고 돌아가서 곧 알려 주겠다던 약속도 끝내 답이 없었다. 전 대통령 때의 일처럼 그저 빈말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2011년, 그동안 학과의 운영을 위해 기금을 마련해 주던 서전학원으로부터 반갑지 않은 연락이 왔다. 학원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기금을 더는 보내 줄 수 없게 되었다는 절망적인 통보였던 것이다. 그동안 보내 준 것만도 고마운 일인데, 받는 처지에서 뭐라 더 할 말이 있겠는가!

 

UCLA는 세계 대학 10위권 안에 드는 명문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학 안에 <한국음악과>가 개설되어 있다는 것은 정말 자랑이어서 자라나는 2세, 3세 한국계 학생들은 물론이고, 세계 곳곳에서 유학을 오는 학생들에게도 한국을 알리고 한국음악을 알게 되는 매우 필요한 학과였는데, 이제 이러한 운영비를 마련하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한다니… 세계 10위권 경제를 자랑하는 나라로서 너무도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한번 폐과가 되면 다시 되살리기 어려운 것은 일본음악과의 경우에서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던가? 어떻게 하든 한국음악과의 폐과는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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