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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사리> 돈 좀 더 주고 좋은 것으로...

[≪표준국어대사전≫ 안의 일본말 찌꺼기(36)]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직장 상사가 이번 주 주말에 선상 낚시 가자고 해서 갈려고 합니다. 동료와 함께 5명이서 말이죠. 집에서 잠이나 자는 게 좋은데 젠장할 먹고 살기 힘드네요.그래서 릴과 함께 낚싯대도 인터넷으로 골라 봤는데요. 첨이라 그냥 만원 이만 원짜리 사려구 했는데 셋트로 된 게 잇더라구요. 그냥 앗사리 그냥 돈 좀 더주고 좋은 거 사서 두고 두고 쓸 요량입니다. -네이버- 

의의로 일상에서 <앗사리>라는 말이 많이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앗사리’는 일본말이라서 인지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같은 일본말인 ‘무데뽀’는 일본말이라고 밝히고는 “일의 앞뒤를 잘 헤아려 깊이 생각하는 신중함이 없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 ‘막무가내’, ‘무모’로 순화”하라고 되어있다. 이처럼 일본말이면서 어떤 것은 소개하고 어떤 것은 빼느니 차라리 어원을 밝히고 순화어를 제시하는 게 좋을 듯하다. 왜냐하면 뜻도 모르고 일본말을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에는 앗사리를 풀이하길, “人の性質や事物の状態などがしつこくないさま。複雑でないさま。さっぱり。「―(と)した味つけ」「―(と)している人」”로 설명하고 있는데 번역하면,“사람의 성질이나 사물의 상태 등이 뜨뜨미지근 (집요하지 않다. 끈질기다. 치근거리다)하지 않고 산뜻한 모양. 산뜻한 맛, 정갈한(깨끗한)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말로 딱 부러지지 않는 부분도 있다. 폭넓게 본다면 “깨끗이, 간단히, 시원스레, 선선히” 같은 말도 앗사리에 해당되는 말이다. 

이 말은 언제 한국에 들어왔을까? 1932년 5월 1일자 <동광 제33호> 김동섭 소설 ‘불이 황황 붙엇소’에 보면 “... 나는 이제까지 눈을 똑바루 뜨고 취직되기를 기다렷섯네. 그랫들러니 H 은행엔 벌서 사람이 들어와서 일을 하고 잇다는 말을 어제서야 듣고 알앗네. 칠자는 전에 내정되엇다든 자식이라데. 담판을 갈가 하다가 그만 두엇네. 이러케 되고 보니까 마음이 더 앗사리하여지는 것 같네.”라는 글에서도 앗사리가 쓰였다. 꽤 오랫동안 쓰고 있는 일본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