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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은 무슨 바람인가?

[≪표준국어대사전≫ 안의 일본말 찌꺼기(52)]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8일 오전10시 기준으로 경기북부, 강원영서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서울경기와 강원영서내륙, 충남지역에 비가 오고 있다. 경기 및 충남서해안에는 시간당 20mm 내외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다.  서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대가 빠르게 북동진하고 있어, 8일 오전부터 낮 사이에는 중부지방에 돌풍,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비와 함께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머니투데이,2013.7.8-

 "돌풍"이란 무슨 바람일까?  일본어국어대사전 <大辞泉>을 보면 ‘とっ‐ぷう【突風】: 突然吹きだす強風で、短時間で収まるもの。寒冷前線や雷雨などに伴って起こることが多い。疾風(はやて)。으로 나와 있다. 번역하면 '돕뿌-: 갑자기 부는 바람으로 짧은 시간에 잠잠해진다. 한랭전선이나 천둥번개를 동반하여 부는 경우가 많다. 질풍과 같은 말이다.' 
 
 

   
▲ 미리내에 부는 바람(그림 한국화가 강장원)

그럼 이번에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자. ‘돌풍(突風):「1」갑자기 세게 부는 바람. ≒급풍(急風).「2」갑작스럽게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거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이르는 말. ’로 나와 있으나 일본말에서 유래했다는 말은 없다.  

그렇다면 ‘갑자기 부는 바람인 돌풍’ 을 예전에는 무엇이라 불렀을까?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원문’에는 ‘突風’ 예가 없고 국역본에 ‘돌풍’이 13건 나온다. 국역된 ‘돌풍’을 원문에서는 뭐라 썼나 살펴보자. 

광해 19권, 1년(1609 기유 / 명 만력(萬曆) 37년) 8월 10일(무오) 4번째기사에 보면,

而晉州、宜寧、巨濟、固城、金海、熊川、星州、安陰牒呈: ‘本月十八日、十九日, <狂風>大雨交作, 樹木盡拔, 屋瓦皆飛, 禾穀盡損.

 진주(晉州)·의령(宜寧)·거제(巨濟)·고성(固城)·김해(金海)·웅천(熊川)·성주(星州)·안음(安陰)에서 첩정하기를 ‘이달 18일과 19일에 <돌풍>이 불고 큰비가 내려 나무가 모두 뽑히고 지붕의 기와가 모두 날아갔으며, 벼가 모두 손상되었다.’

 원문에는 ‘광풍( 狂風)’이 국역본에서는 ‘돌풍’으로 되어있다. 왕조실록을 번역한 사람들이 ‘돌풍’세대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광풍이란 미친바람이요, 돌풍이란 갑자기 불어대는 바람이지만 예부터 우리는 바람에 대한 예쁜 토박이 말이 많다. 산들바람,가맛바람,  가수알바람( 뱃사람들이 말하는 '서풍'), 갈마바람(서남풍), 갯바람, 건들바람,하늬바람, 높새바람, 꽃샘바람, 마파람, 솔바람도 모자라 신바람까지 만들어 쓰는 게 우리다.  돌풍을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어디서 온 말인지 알고나 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