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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월’과 ‘익일’은 ≪조선왕조실록≫에도 있던 말

[≪표준국어대사전≫ 안의 일본말 찌꺼기(57)]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정보통신케이블 TV 요금도 내년부터 익월납부제
내년부터는 케이블TV 요금도 전기나 통신요금처럼 시청한 다음 달에 요금을 내도록 제도가 바뀐다. 또 지역 케이블TV 방송사업자(SO)마다 서로 다르게 책정된 저소득층·장애인에 대한 요금할인율도 동일 비율로 조정된다. -파이낸셜뉴스 2009.4.16 -  

월말이 되면 각종 세금이 봇물이다. 관리비 등은 이번 달에 쓴 것을 이번 달에 내지만 수도요금은 이번 달에 쓰면 다음 달에 내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정보통신케이블 TV 요금도 이제는 익월납부제란다. 위 기사에서 재미난 표현은 제목은 익월인데 기사내용은 다음 달이다.
 
익월은 문화체육부의 국어순화용어자료집(1997)에서 일본어투 생활 용어라고 분류해두었지만 이 말은 일본 말이 아니다. <익월><익일>은 조선초기인 1395년에도 쓰던 말이다. 먼저 익월의 예를 보자.
 
   
▲ ≪태조실록≫에 보면, 8권 4년 (1395) 8월 28일 기록, 익일(翌日, 붉은 줄)이 보인다.
 
인조실록12, 4(1626) 321일 기록에삼가 생각건대 우리 성상께서 대통(大統)을 이은 지 4년째 되는 병인년 114일 무오에 계운궁의 병세가 악화되어 경덕궁 회상전(會祥殿)에서 세상을 하직하시니, 그때 춘추가 49세였다. 초빈하고 난 다음 달성상께서 세계(世系)와 언행에 관한 일체 사항을 써 주시면서 신유에게 그것을 토대로 묘지명을 쓰도록 명하시었다.(恭惟我聖上, 纉承大統之越四年丙寅正月十四日戊午, 啓運宮寢疾, 卒于慶德宮之會祥殿, 春秋四十九旣殯之翌月, 自上撰次世系言行事始終, 命臣瑬誌之)라는 기록이 있으며 원문기준으로 19건이 나온다.
 
이번에는 <익일>을 보자. 익일은 조선왕조실록에서 원문 기준으로 무려 2,100건이나 나오는데 태조실록에 보면, 84(1395) 828일 기록에 영흥부(永興府) 사람 전 군기감(軍器監) 박언이 병이 들어 611일 해시(亥時)에 죽으니, 그 아내의 전 남편 아들인 김원경이 이튿날진시(辰時)에 장사를 지냈더니, 4일을 지낸 뒤에 전 낭장 김용균(金用鈞)이 무덤 앞으로 지나다가 무덤 속에서 종을 부르는 소리가 나매, 그 집에 가서 말하였다. 그 종이 와서 파 보니 다시 죽어 있었다.(永興府人前軍器監朴彦病, 以六月十一日亥時死, 其妻前夫之子金原卿, 翌日辰時葬越四日, 前郞將金用鈞, 道過墓前, 有呼奴聲, 歸告其家, 其奴來發視之, 已還死矣)라는 글이 보인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익월(翌月) : 내달. 다음 달로 순화”, “익일(翌日) : 어느 날 뒤에 오는 날. 다음 날, 이튿날로 순화.”라고 되어 있는데 한자말이라 순화하라는 게 아니라 일본말이라 순화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익월과 익일은 예부터 쓰던 말일뿐 일본어는 아니다. 단어 하나라도 조목조목 따져 말밑(어원)을 밝혀야 할 것이다
 
 
   
▲ "익월"과 "익일"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검색하자 순화하라고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