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품절”되기 전에 주문하세요

[≪표준국어대사전≫ 안의 일본말 찌꺼기(58)]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빠른 품절을 보였던 흘림 방지 이중 스트로우컵 입고 완료되었습니다.
빨리 주문 안하면 이번에도 품절되지 싶어요.” -다음-  

매우 좋은 컵인가 보다. 품절이 예상되니 빨리 주문하란다. 군중심리를 이용하면 더 잘 팔릴 것 같다. 광고문과 함께 나와 있는 사진을 보니 미국 갓난아이가 우유병처럼 생긴 컵을 빨고 있다. 컵인지 우유병인지 알 수 없는 데 이것이 스트로우컵이란다. 요즘 엄마들은 인터넷 시대를 살아서 그런지 미국 또는 일본에서 유행하는 물건이라면 즉각 사들이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이런 심리를 잘 공략하여 잽싸게 물건을 들여다 팔면 단단히 한 몫 볼 듯싶다. 이때의 상술은 다른 거 필요 없다. “품절예상만 써놓으면 된다.  

그럼 품절<표준국어대사전> 풀이를 보자.
품절(品切) : 물건이 다 팔리고 없음. ‘동남’, ‘동이 남’, ‘물건 없음’, ‘없음으로 순화. 절품01(切品).”

국어사전에서는 무턱대고 동이 남으로 고쳐 쓰란다. 고쳐 써야 할 이유를 밝히지 않고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일본말이다.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林을 보면, “しなぎれ品切:商品がすっかりれて在庫がなくなること라고 돼 있다. 번역하면, “시나기레 : 상품이 완전히 팔려서 재고가 없는 것곧 동이 나버리는 것을 말한다. 우리말 동나다보다는 정이 없는 말이다 

   
▲ "죄송합니다. 지금 아래 상푸은 품절"이라고 쓴한 일본 가게 안내문

품절(品切)과 같이 한자음을 따서 쓰는 말로는 추월(追越, 오이코시), 횡단보도(橫斷步道,-단호도), 신병(身柄,미가라) 등 헤아릴 수 없는 말이 있으며 우리말의 한자말 상당수가 일본말에서 가져 온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에 품절이란 말은 어떻게 쓰였을까? 궁금하다. 영조실록 91(1758)213일자 기록에 보면, 

일본(日本) 대마주 태수(對馬州太守) 평의번(平義蕃)이 사자(使者)를 보내어 향()을 올렸다. 대마도는 언제나 국휼(國恤)에 조차(弔差)를 보내어 향을 올리고 해를 넘긴 적이 없었는데, 이때에 이르러 그 올리는 침향(沈香)이 대마도 안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강호(江戶) 에서 구하였으나, 또한 품절되어 멀리 중국에까지 가서 산 때문에 지난 가을에 비로소 준비하여 출발하였는데, 차사의 배가 또 풍파에 표류하여 해를 지난 뒤에야 비로소 부산에 닿았다고 하였다.(日本對馬州太守平義蕃, 遣使進香馬島例於國恤, 遣弔差進香, 而未嘗逾歲, 至是以其所進沈香, 非島中所産求諸江戶, 而亦乏絶以至遠貿中國, 故前秋始裝發, 而差船又爲風濤所漂, 經年之後, 始泊釜山云) 

조선시대에는 토박이말 동나다. 다 팔림핍절(乏絶)”로 쓰였는데 국역하는 사람들이 품절로 번역해 놓고 있다

   
▲ 과거 우리는 "품절"이라 하지 않고 "핍절"이라했다(영조실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