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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 논 당상'이 아니라 '떼어 놓은 당상’

[성제훈의 우리말편지]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어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투표율이 56.8%라고 하네요. 예전보다는 높다고 하지만, 제 기대치는 그보다 더 높았습니다. ^^* 

아침 뉴스를 들으니 22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4곳에서 후보가 1명밖에 나오지 않아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됐다고 합니다. 광역의원 53, 기초의원 66, 기초의원 비례대표 105, 교육의원 1명까지 합쳐 모두 229명이 투표를 하지 않고 당선되었다고 합니다. 그분들은 '떼 놓은 당상 자리'라 마음이 얼마나 편했을까요. ^^* 

어떤 일이 확실하여 조금도 틀림없이 진행될 것이란 뜻으로 '떼어 놓은 당상'이나, '따 논 당상'이라는 말을 합니다. 

'당상'은 조선 시대의 높은 벼슬인데, 어떤 사람을 위해, 꼭 어떤 사람에게만 주려고, 따로 떼어 놓은 당상 자리라는 뜻이 '(따로)떼어 놓은 당상'입니다. , '맡아 놓은 일, 확실한 일'이죠. 따라서, '떼어 놓은 당상'이나, '떼 논 당상'이라고 써야지, '따 논 당상'이라고 쓰면 안 됩니다. 

'따다'는 붙어 있는 것을 잡아떼다, 노름내기경기 따위에서 이겨 돈이나 상품 따위를 얻다, 꽉 봉한 것을 뜯다. 따위의 뜻이 있습니다. 사과 따듯 나무에 걸린 당상 벼슬을 따거나, 고스톱 쳐서 벼슬을 따거나, 봉투 속에 든 벼슬을 꺼낸 게 아니니, 마땅히 '따 논 당상'이 아니라, '떼어 논 당상'이라고 써야 합니다.  

당상 자리를 따로 떼 놓은 것도 국민 뜻이고, 투표로 누군가를 지원하는 것도 국민 뜻입니다. 그러나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국민 뜻이 아닙니다. 플라톤은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받는 벌 가운데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번 투표율을 보면서 그 말을 되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