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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연의 이육사 시화 25] 파초(芭蕉)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파초(芭蕉)

                                                             - 이육사 

 

     항상 앓는 나의 숨결이 오늘은
     해월(海月)처럼 게을러 은()빛 물결에 뜨나니 

     파초(芭蕉) 너의 푸른 옷깃을 들어
     이닷 타는 입술을 축여 주렴 

     그 옛적 사라센의 마지막 날엔
     기약(期約)없이 흩어진 두낱 넋이었어라 

     젊은 여인들의 잡아 못논 소매끝엔
     고은 손금조차 아직 꿈을 짜는데 

     먼 성좌(星座)와 새로운 꽃들을 볼 때마다
     잊었던 계절을 몇번 눈위에 그렸느뇨 

     차라리 천년(千年) 뒤 이 가을밤 나와 함께
     빗소리는 얼마나 긴가 재어보자 

     그리고 새벽 하늘에 어데 무지개 서면
     무지개 밟고 다시 끝없이 헤어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