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겨루다’와 ‘다투다’ㆍ‘싸우다’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세상 목숨이란 푸나무(풀과 나무)건 벌레건 짐승이건 모두 그런 것이지만, 사람은 혼자 살지 않고 여럿이 함께 어우러져 산다. 핏줄에 얽혀서 어우러지고, 삶터에 얽혀서 어우러지고, 일터에 얽혀서 어우러져 사는 것이 사람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살자니까 서로 아끼고 돌보고 돕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로 겨루고 다투고 싸우기가 십상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이 많아지니까, 겨루고 다투고 싸우는 노릇이 갈수록 뜨거워진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지난 일백 년에 걸쳐, 침략해 온 일제와 싸우고, 남과 북이 갈라져 싸우고, 독재 정권과 싸우며 가시밭길을 헤쳐 와서 그런지 삶이 온통 겨룸과 다툼과 싸움으로 채워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 삶이 온통 싸움의 난장판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는데, 겨룸과 다툼과 싸움을 제대로 가려 놓고 보면 그래도 세상이 한결 아늑하게 느껴진다. 정작 싸움은 그렇게 많지 않고 다툼과 겨룸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겨룸은 무엇이고, 다툼은 무엇이며, 싸움은 무엇인가? · 겨루다 : 서로 버티어 승부를 다투다. · 다투다 : ①의견이나 이해의 대립으로 서로 따지며 싸우다. ②승부나 우열
- 김수업 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 2023-12-08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