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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도령은 어찌 아시는가?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귀혼의 장 6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기자]  귀혼선은 다시 남해로 방향을 잡아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동해의 황홀한 태양이 바다위에 힘차게 솟아 올라 장엄한 광경을 연출했다. 대자연의 웅대한 아름다움 아래서 원사웅은 자신을 발견하고 기절한 여인의 고운 모습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을 느꼈다.

 

* * *

 

홍의장군 곽재우는 의병 3천을 긴급하게 모아서 양산으로 향하였다. 본래 토왜대장 정기룡이 활동하고 있는 상주로 가서 합류하려고 하였으나 시각을 지체할 수 없어서 인편으로 전갈을 보내어 부산에서 멀지 않은 양산으로 약속을 정했었다.


곽장군님!”


정기룡 장군은 반가움에 목소리가 약간 젖어있었다. 홍의장군 곽재우보다 10년 아래였으나 사실 벼슬로 따진다면 고위 관리였다.


어서 오시게. 고맙네.”



정기룡은 관군 5백 명을 이끌고 달려와 주었다. 5백 명은 정기룡이 직접 선발하여 훈련시켜 온 정예 병력이다. 임진 전쟁 이후 명나라와 일본의 강화 협상 기간 동안 정기룡은 불철주야(不撤晝夜) 관군들을 뽑아서 무예와 전술 등을 지도하였다. 정유년 일본의 재침략에 그 빛을 발휘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부산을 공격하신다는 서찰을 받고 무조건 달려왔습니다.”

정도령 때문이 아니고?”


곽재우가 은근한 어조를 꺼내자 정기룡이 쑥스럽게 웃었다.


장군님도 짓궂으십니다.”

그런데 정도령은 어찌 아시는가?”


정기룡은 지난날을 회상하며 가벼운 탄식과 더불어서 입을 열었다.


진주성 전투에서 소생이 아내를 잃었지 않습니까. 그 전투에서 저는 아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빠져 매우 우울했습니다. 그 후, 울적한 심사를 달래려고 정처 없이 길을 떠났다가 정도령을 만난 것입니다. 그 분은 저에게 새로운 이치를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병법에 있어서도 춘추전국시대의 송양공에 인의전투(仁義戰鬪)에서부터 장량의 해하대전(垓下大戰)에 이르기까지 전혀 막힘이 없이 술술 지도해 주셨습니다. 소생은 병술에 있어 정도령과 같이 해박한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었습니다.”


곽재우는 정도령에 대해서 새삼 존경심이 우러났다. 명량해전의 대대적인 승리도 듣고 온 터였다.


그런 인연이 있었군.”

소생은 그 분에게 조선의 난리를 위해서 나서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만 그때 말씀하시기를 필시 때가 도래할 것이라고만 하셨지요.”

그가 출두하였네.”

, 정도령이라면 토탄에 빠진 조선을 구원해낼 분으로 믿고 있습니다.”

근래 소문을 들으셨나? 명량에서의 대승 말일세.”

물론입니다. 이순신장군님은 역시 바다의 신()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