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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이순신은 하늘이 내린 장수요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 대의의 장 13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


세자 저하?”

권율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였으나 그 자리에 참석해 있던 일당백 원사웅은 젊은 광해군의 태도에 경외심을 지니게 되었다. 원사웅은 실상 나설 자리가 아니었으나 왕성한 혈기로 소리쳤다.

저하의 판단이 절대적으로 옳사옵니다. 이번 상감마마의 명 사신 사헌에 대한 대처는 참으로 민망하였나이다. 그리하여 전란 중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유생들이 분개하여 상소를 올리고 있는 것이 아니 옵니까.”

그대는 누구인고?”

원사웅은 광해군의 면전에 허리를 굽혔다.


소생은 전 삼도수군통제사 원균의 장자 원사웅이라 하옵니다.”

광해군은 또래의 젊은 장수를 보자 급격히 호감을 나타냈다.

옳아, 맹호와 같은 원균장군의 아들이라면 역시 대단한 무장이겠군. 내 익히 명성을 들은 것 같네. 무과에 급제한 후 부친을 따라 공을 많이 세웠지. 혹 이번 명량에도 참여 했던가?”

소생은 다른 임무를 맡아 대마도에 다녀왔나이다.”

광해의 안면에 놀라움이 가득 찼다. 전쟁 중에 대마도라면 적진에 뛰어 들었다는 것이 아닌가.

어떤 임무였는가?”

광해군은 실로 궁금하였다. 이순신의 함대가 명량에 총력(總力)을 기울여 압승을 거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대마도라니! 도원수 권율이 아뢰었다.

장계를 작성 중에 있었습니다. 이순신장군은 대마도에 판옥선 한 척을 파견하여 일본이 남원성에서 자행 했던 만행, 조선군과 명군의  코를 베어서 일본으로 보냈던 것을 되찾아 왔나이다.”

그 소리를 듣자 광해군은 아래턱을 심하게 떨며 뜨거운 눈물을 순식간에 뚝뚝 떨어뜨렸다. 감정이 솟구려 오른 것이다.



아아, 실로 이순신은 하늘이 내린 장수요. 조선의 명예를 지킨 영웅입니다. 불쌍한 조선 군사의 혼백(魂魄)을 그가 거두어 줬구려. 누구도 해내지 못하는 일을 이장군이 해내었소. , 이순신장군이 이런 감동을 주시는구려.”

광해군은 자리에서 내려가서 원사웅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세자 저하?”

훌륭한 임무를 수행하였소. 죽기를 각오하고 적진에 돌입한 것이 아니겠소? 우리 조선의 혼을 찾아온 것은 명량의 승리에 버금가는 일이요. 장합니다. 실로 치하해 마지않소. 지금은 전란 중이라 하지만 곧 정국이 안정되면 크게 공적을 인정받게 될 것이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장예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광해군의 행동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광해군 이혼.

그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모해가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이것이 본연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선조의 둘째 아들이며 세자인 광해군은 점차 달라질 것으로 예상 되었다. 그는 조선의 차대 왕권자로 적극적인 행보에 돌입한 것이다. 더 이상 민심을 조선으로부터 이탈 시키지 않기 위해서, 붕괴된 왕의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서, 이순신과의 치열한 정권 경쟁의 구도에 정면 승부를 예고하고 있었다.

조선의 세자라는 특권을 버려야 한다. 나 또한 철저히 낮은 곳에서 임하리라! 조선 왕조를 반드시 내 손으로 지키고 말리라.’

광해군의 전의가 불타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