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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상주 천주산 북장사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상주 천주산에는 북장사(北丈寺)가 있다.  북장사는 신라 후기인 흥덕왕 8년(833년) 진감국가가 창건하였다고 하는데, 사적기에 의하면 산 위에는 수미굴(窟)이라는 동굴이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저절로 생긴 돌기둥이  아래는 좁고 위로는 넓어 마치 하늘을 떠 받들고 있는 기둥처럼 보여 산의 이름을 천주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렇게 천주산에 의지하여 터를 잡은 북장사는 임진왜란 이전까지는 국찰로 여러 엄자를 거느린 큰 절이었으나, 임진왜란으로 불탄 뒤 1624년 중국에서 온 스님 10여 명이 중창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1650년 (효종1년) 화재와 1657년 또 한번의 불로 절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본래 위치에서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여 재창건하였다.


이후 1663년 (현종1년) 여행()스님이 극락전을 착수하여 8년의 세월을 거쳐 완성하고, 차츰 다른 건물들도 세워나갔다. 이렇게 세워진 북장사의 건축물들은 대향로전, 소향로전, 백련당, 향적전, 육화당, 삼강실, 황학루, 한송당, 명부전, 삼성각 등이 있는데, 산 중턱에 경치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으며, 전각들의 규모가 무척 큰 편이나, 찾아오는 신도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기자가 찾은 날은 한낮에는 여름의 열기기 상당한 날이었으나, 하늘에는 아름다운 구름이 멋지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나 어렵사리 찾아온 북장사에는 부처님의 향기를 느끼기가 무척 어려웠다. 절의 위치는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이 좋고, 전각들의 규모와 짜임새도 좋았으나, 큰집에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 어쩐지 휑한 느낌이 들었고, 땀흘려 찾아온 기자와 함께 온 일행들에게 스님은 염불을 하다말고 불전에서는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경고의 방송까지 하는 것이 아닌가? 뿐만 아니라, 절 안 공양주보살같은 노보살은 우리 일행들이 절을 나갈 때까지 매서운 눈초리로 전각안의 부처님을 찍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찾아온 북장사에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보전의 외부만 돌아보고 전각들의 겉모습만 대충 훓어보고 나오려니 못내 아쉽고 사진도 못찍게하는 스님과 보살이 야속하기도 하였지만, 찍지말라는 말류를 무릅쓰고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 그냥 나오고 말았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그 의미에 있는 것이지 그 형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경전 속의 글귀를 수도 없이 읽고 들었으나, 우리가 절에 갈 때 마다 전각속의 부처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자 하는 것은 전각안에 모셔진 부처님의 모습 속에 옛 선조들이 상상하며 표현하고자 했던 부처님의 마음을 느껴보기 위함이다. 부처의 형상이 어찌 생겼건, 그 부처의 재료가 무엇이건  본래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떤 생김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 안에 내재하는 불성을 깨닫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것이 모든 경전속의 부처님 가르침이다.


그런데 나무로 만들었거나, 흙으로 만들었거나, 쇠로 만들었거나, 금동으로 만들었거나, 또는 요즘처럼 FRP로 만들었거나 그 부처의 형상을 너무도 소중히 여겨, 부처님의 가르침을 왜곡하는 스님들을 자주 목격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그 형상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뜻에 있음을 알고, 부처의 형상을 통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보고 사진으로 찍어서 알릴 수 있도록 절을 지키는 스님들이 마음을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아름다운 북장사의 경내를 돌아보았으나 늦더위에 쓸쓸함만 느끼며 길을 나선다.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