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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궂은비 붓듯이 온 날, 가곡과 송서율창 소리 퍼지다

무계원서 <해설이 있는 국악, 풍류산방 3> 첫 공연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1125() 4, 서울 종로구 부암동 <무계원> 안채에서 종로문화재단(대표이사 이건왕)이 주최하고,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영종)가 후원하는 해설이 있는 국악 무계원 풍류산방 3”이 문을 열었다. <해설이 있는 국악, 풍류산방 3> 공연의 첫 무대로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1송서율창이수자 이기옥 명창과 국가무형문화재 제30가곡이수자 황숙경 명창의 공연이 있었다. 공연장으로 향하는 시각은 물론 공연하는 내내 초겨울을 재촉하는 겨울비가 내렸다. 겨울비 치고는 제법 굵게 내린 것은 물론 천둥과 번개까지 동반하였지만 공연을 보려는 청중들을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출연자의 숨소리마저 들을 수 있는 한옥공간의 무대는 서한범 교수의 쉽고, 편안한 그리고 맛깔스러운 해설과 더불어 일품이다. 첫 번째 출연자인 이기옥 명창의 송서율창 소리가 밖의 빗소리를 누르고 청아하게 한옥 안채 공연장을 가득 채운다. 원래 유산가(遊山歌)를 부를 예정이었으나 청승맞은 겨울비와 안 어울려 약간 맛보기를 하고 출인가(出引歌)로 이날 공연의 막을 올렸다.



 

이기옥 명창은 묵계월 선생 문하에서 소리 공부를 한 이래 제38회 전주대사습놀이 민요부 장원, 22회 전국민요경창대회 대통령상 등을 휩쓴 소리꾼이다. 송서율창에 이어 창부타령과 비나리 등의 경기민요로 관객들을 위한 새해 덕담까지 담아 노래했다. 보통의 소리꾼과 달리 힘차고 역동성이 있어 시원시원하였다. 또한 풍부한 음량으로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움을 동시에 표출하여 그의 내공을 여실히 보여주는 공연이었다.

 

바람은 지동(地動)치듯 불고 / 구진비는 붓드시 온다. / 눈 정()에 거룬님을 오늘밤 서로 만나자허고 / 판척처서 맹서(盟誓)받았더니 풍우중(風雨中)에 제 어이오리 / 진실(眞實)/ 오기곳 오량이면 연분인가 하노라

 

이어 황숙경 명창이 출연하여 여창가곡 우락 바람은을 부른다. 이날 공연 시각 궂은비가 붓듯이 오는 상황과 아주 잘 맞아떨어진다. 이후 수양산가, 창밖에 국화를 심어, 바람아 부지마라 등 가사시조 등 전통 성악곡을 모두 불렀다. KBS 국악대상 가악상을 수상하는 등 가곡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황숙경 명창은 청아한 소리로 청중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황숙경 명창의 공연에 앞서 서한범 교수는 여창가곡, 가사, 평시조, 남창지름시조 등이 각각 어떻게 다른지 해설 해준 뒤 황숙경 명창이 그 대목을 부르게 하는 즉석 국악교실을 열었다. 뿐만 아니라 청산리 벽계수한 소절을 관객들에게 가르쳐 주는 현장학습도 병행하여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서한범 교수는 잘 모르는 사람들은 가곡이 맛이 없다고 한다. 관객의 지적대로 맛이 없을 수밖에 없다. 감정 이입을 하지 않고 부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이 마를 때 콜라나 사이다를 마시는 것 보다 물을 마셔야하고, 빵보다는 밥이 물리지 않는 것처럼 가곡이야말로 질리거나 물리지 않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따라서 가곡의 맛을 아는 사람들은 가곡 외의 장르를 즐기지 않을 만큼 그 깊이가 있다.”고 가곡의 특징을 명쾌하게 풀이해주었다.


 


<해설이 있는 풍류산방 3>은 무계원의 연례행사의 하나로 무계원이 열2015년 제1, 20162회를 열었고, 이번이 3회째 공연이다.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한옥공간 무계원에서 자연의 소리 그대로의 국악공연을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고즈넉하게 즐긴 이 사랑방 공연1시간 남짓의 공연이 언제 끝난지 모르게 끝나 있었다.

 

앞으로 무계원 <해설이 있는 풍류산방 3> 공연 일정을 보면, 122(), 김수연, 강경아 명창, 129(), 박상옥, 이민영, 신정혜 명창 1216(), 유지숙, 박준영 명창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풍류산방: 02-379-7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