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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호랑이 밥상’에서 보는 해학과 아름다움

[전시] “호랑다리 밥상 홍성경조각전”

k[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 겨레는 식기를 받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쓰는 작은 상 곧 소반을 널리 써왔다. 이렇게 작은 형태의 소반이 애용된 것은 조선시대 유교이념인 남녀유별장유유서(長幼有序)의 사상으로 겸상보다는 독상이 주로 쓰였으며, 부엌과 방이 떨어진 것은 물론 좌식생활(坐式生活)을 하는 한식 온돌방에 적합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소반 하나에도 우리 겨레는 미의식을 담아 만들어 썼다.

 

소반은 물론 지역별로도 통영반나주반해주반 등으로 특색이 있었지만 다리 모양에 따라 구족반(狗足盤)호족반(虎足盤)죽절반(竹節盤)단각반(單脚盤)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동물의 다리 모양이 받치고 있는 호족반, 구족반은 소반을 만든 장인들의 미적감각과 함께 담긴 해학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그런 호족반과 구족반 등의 모양새를 이용한 호랑다리 밥상 홍성경조각전이 어제 1227일 서울 인사동 아리수갤러리에서 열렸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바닥에 천을 깔고 그 위에 호랑이다리 밥상, 개다리 밥상, 말다리 밥상들이 소박하게 전시돼 있다. 이거야말로 우리의 전통 소반의 아름다움에 실용성을 함께 한 대단한 작품들이란 느낌이 든다. 다리만이 아니다. 소반의 앞 또는 앞뒤로 호랑이 머리와 개의 머리 그리고 말 머리까지 조각해 놓아 마치 탑의 비신을 받치고 있는 귀부를 연상케 한다. 그런데 호랑이 머리 모양새조차도 무섭기는커녕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 쓰다듬어 주고 싶기도 하다.

 

호랑밥상에도 긴꼬리가 있는가 하면 마치 토끼 꼬리처럼 짧은 것도 있고, 사랑하는 호랑밥상도 있어 흥미롭기까지 하다. 또한 키가 큰 마족탁자는 말이 서있는 듯 보여 현대적인 감각을 느끼게 한다. 실용성까지 겸비한 이 작품들은 그대로 가정에서 응접탁자로 써도 좋을 듯하다.


 


작가 홍성경은 배재대학교 평생교육원장과 예술대학 학장을 지내고 현재 배재대학교 교수협의회장을 하고 있는 미술디자인학부 교수다. 그는 단체전은 물론 20여 차례의 개인전을 열기도 한 조각가로 전통 소반의 아름다움에 꽂혀 대전무형문화재 제7호 소목장 보유자인 월정 방대근 선생 휘하로 들어가 대패질부터 배웠다고 했다.

 

첫 전통 목가구 전시회는 2015년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연 개다리 밥상(狗足小盤)이었다. “다리의 굴곡이 힘차고 위용이 있으며, 네 다리가 버티면서 안정감을 주는 것이 우리의 전통밥상 소반이다. 다리 모양에 따라 구족반, 호족반, 마족반 등으로 나뉜다. 동물다리 형상을 단순화하기도 때론 과장하기도 한 우리 선조님들의 해학과 미학의 공간구성에 반해 그 기능적 아름다움을 찾고자 대패질을 시작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어제 전시회 문을 열기 전 동료 이규봉 교수의 피리 독주 '상령산풀이' 연주는 전시회의 품격을 한층 높였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호족반 전시가 있다고 해서 왔다는 서울 창신동의 장인수(57) 씨는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호족반을 이렇게 현대와 접목된 모습으로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더구나 호랑이를 친근하게 표현해주어 그대로 차탁으로 써도 좋겠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27일 저녁 5시에 문을 연 전시회는 12()까지 열린다. 전통의 아름다움을 현대에 접목한 호랑이 밥상의 특별한 전시회를 보러 인사동에 나들이 하는 것도 좋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