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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세종대왕 시대 보물급 고문헌 국립중앙도서관에 오다

개인소장가 석한남 선생, 안평대군 친필 병풍 등 168점 기탁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중앙도서관(관장 박주환)은 금년 126일 고문헌 연구가인 석한남(石韓男) 선생이 소장해 온 고문헌 133168점을 기탁 받았다.

 

세종대 으뜸 서예가, 안평대군의 친필 병풍 최초 공개



이 가운데 <안평대군행초서십폭병풍>조선 초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이자 당대 으뜸 서예가로 손꼽힌 안평대군 이용(李瑢, 14181453)이 이립(而立, 30세를 말함) 되기 전인 1446년에 쓴 작품이다. 내용은 중국의 유명한 학자인 주자, 소옹 등의 시이며, 병풍의 처음과 말미에 화려하고 정교한 대형 인장이 주목할 만하다. 그 가운데 문을 닫으니 곧 깊은 산이요(閉門卽是深山), 책을 읽는 곳마다 정토세상이네(讀書隨處淨土)’라는 인장의 문구에서 평소 안평대군의 성향을 알 수 있다.

또한 대표적인 집현전 학자인 최항(崔恒, 14091474)불설무량수경도 처음 공개된다. 이 책은 세조 임금이 죽고, 그 다음해인 1469(예종 1) 봄에 임금의 극락왕생을 비손하기 위해 쓴 것이다. 이밖에도 조선전기 학자로 활동한 조말손(曺末孫, 죽은 해 모름)의 소장인이 찍혀있는 초주갑인자본* 사기등 조선시대 15세기 희귀 고문헌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어사 박문수가 소장했다는 도장이 찍힌 옛 책도 보여

소장인(所藏印)이 분명한 고문헌을 수집하였다는 점도 석한남 장서에서 주목할 점이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맞선 동래부사 송상현의 허백당유집을 비롯해서 김수항, 권상하, 한원진, 남구만, 이집, 박문수, 김정희 등 조선시대 학자들의 소장인이 찍힌 고문헌이 다수 있어 선조들의 인장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석한남 선생은 한학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오랜 기간 귀한 자료들을 모아왔으며, 평생 스승 없이 독학으로 한문을 공부하였다. 2008년부터는 국민대학교, 예술의 전당, 추사박물관, 단재 신채호 기념회 등에서 자문을 하였으며, 후학을 위해 유교경전을 비롯한 옛 글씨와 그림 등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최근에 명문가의 문장(2016), 산과 추사, 유배를 즐기다(2017)를 펴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석한남 선생께서 소장 자료를 국가문화재라는 인식하에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이 자료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중앙도서관은 오는 102일부터 1125일까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소장(所藏印)으로 만나 본 옛 문헌의 세계(가제)”라는 주제로 석한남 기탁 기념 특별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초주갑인자 : 1434년에 조선조에서 세 번째로 만든 금속활자로, 선조 임금 초기까지 사용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