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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구산선문 장흥 가지산 보림사(寶林寺)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보림사는 서울의 정 남쪽에 있다는 정남진 장흥의 고찰이다. 보림사는 759년 창건한 절로 창건당시에는 화엄종의 사찰이었다. 처음 창건한 스님은 원표스님으로 절의 이름은 가지산에 있는 절이라하여 '가지산사' 였다고 한다. 그런데 창건 후  100여 년이 지난 뒤 신라에 선종을 처음 도입했던 '도의선사'의 제자였던 '보조국사' 채징이 이곳에서 수행하며 제자를 가르치다 880년 입적한 뒤, 신라 헌강왕이 절의 이름을 '보림사'로 내려주어 절의 이름도 바뀌고 선종의 대찰이 되었다. 보림사란 이름은 중국에서 선종을 크게 퍼트린 육조 혜능대사가 주석하던 절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본래 가지산사의 창건 설화에 따르면 신라의 고승 원표스님이 인도 보림사, 중국 보림사를 거쳐 한국 땅에도 서기가 어린 것을 참선 중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신라로 돌아와 전국의 산세를 팔피며 절 지을 곳을 찾아 헤메다가, 어느날 가지산에서 참선을 하는 중, 신선이 나타나 자기가 살고있는 못에 용 9마리가 판을 치고 있어 살기 어렵다고 호소하였다.

 

그말을 들은 원표스님은 부적을 그려 연못 속에 던지니, 못속에 살던 8마리의 용은 부적의 힘에 견디지 못하고 나가고, 마지막 1마리 백룡만이 끈질기게 버텼다. 이에 원표스님은 전심전력으로 주문을 외우니, 마침내 백룡도 못에서 나와 남쪽으로 도망가면서 꼬리로 산기슭을 쳐 산을 잘라놓고 도망쳤다. 이 때 용꼬리에 맞아 파인 곳은 용소가 되었고, 본래 용들이 살던 곳은 흙으로 메워 절을 지었다고 한다.

 

보림사는 가지산문의 종찰로 고려시대에는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스님, 공민왕의 왕사였던 태고 보우스님이 주석하며 선종의 대찰로 이어왔다. 그런 보림사에는 많은 스님들이 수도하며 한국의 선맥을 이어왔으나, 임진왜란도 잘 넘어왔던 고찰의 면모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남북의 군인들이 거처하면서 그들의 본거지가 되자, 남측의 공비토벌작적으로 불타버렸다.

 

그런 와중에서도 살아남은 건물은 옛 일주문과 사천왕문이며, 나머지는 모두 불탄 뒤 얼마전 재건한 것들이다. 옛 건축물인 사천왕문 안에 사방을 지키고 있는 사천왕은 목각으로 된 사천왕으로 한국의 목조사천왕들 중에서는 가장 크고 오래되었다. 이 사천왕에서는 고려말 조선초기의 고서 250여권이 발견되어 모두 귀중한 문화재로 인정받았다. 보림사 내 목조건축물은 대부분 소실되어 다시 중건한 것이지만, 보림사에는 귀중한 석조문화재들이 많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대적광전 앞 신라양식의 3층석탑 2기와, 그 석탑의 사이에 있는 석등이 있으며, 대웅보전의 옆 언덕에는 보조선사 채징의 승탑과 탑비가 서있다. 이런 석조문화재는 부분적인 손상은 있으나, 그래도 매우 양호한 모습으로 서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밖에도 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동부도와 서부도가 있어, 보림사의 사격을 짐작해볼 수 있다.

 

오랜 역사와 문화재를 간직한 장흥의 보림사이지만, 지금은 지방경제의 쇠퇴와 장흥지역 인구의 감소로 매우 한산하였다. 하지만 요즈음 한국의 산사를 찾아 템플스테이(절에서 살아보기)하는 탐방객들이 있어, 보림사의 명맥을 이어주고 있었다. 신라말과 고려시대에는 수백명의 스님들이 성불을 위하여 수도에 전념하던 보림사에 이제는 잠시나마 체험을 통해서 불교를 알고자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옛 스님들의 뒤를 이어가고 있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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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