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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남쪽 땅끝에 가까운 강진 월출산 무위사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강진은 해남과 가까운 지역으로 백제시대에는 해상교통이 발달한 교역의 중심지였다. 그런 까닭으로 백제시대부터 명당터에는 절들이 들어섰었는데, 무위사도 그런 절이었다.

 

사찰의 유래를 적은 '무위사지'에 따르면 무위사가 처음 창건된 때는 신라 진평왕 39년(617)년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하며, 그 때 이름은 '관음사'였다고 한다. 그러나 617년은 이곳이 백제의 땅이었고, 또한 617년은 원효대사가 태어난 해이기 때문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면 그 창건 연대가 적어도 650년은 지난 뒤의 일이었을 것이다.

 

창건 뒤 무위사는 헌강왕 원년(875) 신라말 도선국사가 중창하여 '갈옥사'라고 했다하며, 고려초기 정종 원년(945) 선각대사가 3창하여 그 이름을 '모옥사'로 고쳐불렀고, 이후 조선 명종 10년(1555)에 태감선사가 4번째 중창하고, 그 이름을 '무위사'라고 하였다고 한다. 무위사는 역사가 오래된 고찰임에는 분명하나, 그 창건유래와 중건의 인물들에 대하여는 아쉽게도 확인하기 어려운 점이 많이 있다.

 

그러나 3차 중창주인 선각대사가 주석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선각대사는 무위사에 머물면서 사찰을 크게 중창하였고, 조선 태종 7년(1407)는 각지의 명찰을 골라 복을 비는 사찰로 지정하는 가운데, 천태종 자복의 하나로 정하기도 하였다.  지금 무위사의 극락전 옆에는 선각대사의 행적을 기록한 비석이 잘 보존되어 있다.

 

무위사의 주불전은 극락전으로 아미타불을 주존으로 모신 전각이며, 이 극락전은 세종 12년(1430) 세운 건물로, 고려시대의 건축양식이 아직 남아있는 귀한 건축물이다. 극락전의 건축양식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둥은 부석사 무량수전 처럼 가운데가 볼록한 배흘림으로 되어있으며, 기둥위 공포는 고려시대 양식으로 기둥 위에만 공포가 짜여진 주심포양식이다. 또 공포의 각 부재형태 또한 고려시대의 기법이 잘 남아있다. 또 극락전의 측면을 보면, 짜맞추어진 부재의 모습이 잘 보이는데, 그 모습이 수덕사 대웅전과 그 맥이 이어지는 형상으로, 측면의 부재들이 무척이나 세밀하고 아름답게 짜여있음을 알 수 있다.

 

극락전의 내부에는 주불로 세종 12년에 모신 아미타불이 있고, 아미타불의 뒷편에는 아미타삼존도 탱화를 두었는데, 이는 아미타불이 죽은 영혼을 극락정토에서 맞이하는 내영도로 그려져 있다. 아미타불내영도는 수월관음도와 함께 고려불화의 주요 주제로 무위사 극락전의 후불탱화는 비록 조선조에 그려진 것이지만, 그 맥은 고려시대에 이어져 있는 것이다.

 

극락전의 내부에는 많은 별화가 있었는데, 후불탱화인 '아미타불내영도' 외에도 '석가여래설법도', '해수관음좌상,' '비천선인도', 아미타삼존불 뒷편에는 '백의관세음보살도' 등 30여점의 벽화가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성보박물관에 모사본으로  전시중이다.

 

오랜 역사속에 격동의 세월을 지내오며 오늘에 이른 무위사를 돌아보며, 고려에 이어지는 건물과 벽화들을 보고 잠시 오늘 이 순간의 소중함을 느껴본다. 전란으로 사라진 많은 문화유산과 그 터전 위에 또다시 전각을 짓고 역사를 이어온 선조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처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노력이 길이 후세에 전해지길 기원해본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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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