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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들이

[화보] 소박한 자연예술의 현장 담양 소쇄원(瀟灑園)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소쇄원은 전남 담양군에 있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원림이다. 소쇄원에는 계곡옆에 경사진 곳에 돌로 축대를 쌓아 대지를 만들고, 그 대지위에 집 3채를 지었고, 주변에는 여러 인공시설을 하였다. 서쪽이 언덕으로 동향한 대지에는 기와집인 광풍각과 제월당 그리고 초가정인 대풍대가 있으며, 기와집 주변에는 자연석 막돌담장을 두르고 그 위에는 기와를 이어 인공구조물을 만들었다.

 

그런데 소쇄원은 사람이 자기의 의도에 맞도록 축대도 쌓고 담장도 치고, 연못도 만들고 물길도 조정하면서 인공적으로 가꾸었으나, 그 인공적인 맛 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으로, 한국인들의 자연에 대한 심성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 연유로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에도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정원을 느끼고자 찾는 가장 유명한 명소가 되었다.

 

자연에 인공을 더하였으나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인공이 자연속에 동화되어버리는 느낌을 주고 있으며, 그런 느낌은 한국의 옛 건축물들에서 많이 느낄 수 있는 조경기법으로 세계인이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연을 사람의 입맛에 맞도록 만들는 조경이 아니라, 사람이 자연속에 들어가 자연과 합일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인공은 자연을 보완하는 것만으로 한 조경기법인 것이다.

 

소쇄원은 1530년 중종 25년 신진사대부인 조광조의 제자였던 양산보(梁山甫)가 기묘사화로 조광조의 죽음을 겪은 후 정치에 뜻을 접고 고향으로 귀향하여 여생을 자연과 더불어 살기 위하여 가꾸었다. 소쇄원은 양산보로부터 3대에 걸쳐 조성되었으며, 후대 많은 시인 묵객들이 들러 풍류와 시회를 통하여 선비들의 자취를 남겼다. 소쇄원이 있는 주변에는 자연속에 많은 정자들이 있다.

 

소쇄원은 사계절 자연을 느낄 수 있는데, 봄이 되면 제월당 광풍각 주변에도 노란 산수유가 피어나고, 여름이면 녹음속에 조금만 비가 내려도 작은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며 심산유곡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 제월당 광풍각 옆에는 빨간 배롱나무꽃이 활짝 피어나며, 가을이면 울굿불굿 단풍 나무들과 함께 풍류를 느낄수 있다. 겨울이면 잎이 다 떨어진 나무가지 위에 하얀 눈을 보면서 무위자연속에 선비들의 청빈함을 즐기며 살아가는 군자의 이상세계를 마음껏 느꼈을 것이다.

 

지금은 겨울의 끝자락으로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잎이 피우려고 하는 때지만, 따사로운 햇볕은 봄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며칠만 더 있으면 노란 산수유가 봄의 전령이 되어 제일 먼저 피어날 텐데 산수유꽃을 보지 못함이 아쉽기 그지 없다. 소쇄원은 정치에서 뜻을 접고, 고향으로 낙향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이룩하였던 조선 선비 양산보의 이상세계였다. 그런데 500년이 지난 오늘에는 우리 모두의 보물이 되어, 한국인의 자연관과 건축의 이상을 알려주는 귀중한 보물이 되었다. 지금은 한국의 명승 제40호로 지정되어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찾아와 옛 선비들의 자연속에 살고자 했던 그 맛을 느끼기 어려워서 오히려 유감스러웠다.

 

기자정보

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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